#성북구 석관 두산아파트는 지하주차장 조명을 발광다이오드(LED)로 교체하는 공사에서 업체가 5억원의 견적을 제시했지만 주민 중 조명 시공을 할 줄 아는 전문가를 섭외해 직접 공사를 실시했다. 이로써 공사금액에서 1억3,700만원을 아껴 관리비까지 절약할 수 있었다.
#도봉구 창동 삼성아파트는 균열 보수공사를 하기 위해 외부 업체에 의뢰한 결과, 5억1,100만원이라는 견적서를 받았다. 하지만 주민들은 외부업체에 의뢰하지 않고 주민들이 아파트 관리 전문가에 자문을 의뢰해 해당 공사를 4억3,200만원에 진행할 수 있었다.
서울시는 21일 이웃간 함께 사는 삶을 도모하고 아파트 관리비를 투명하게 관리하는 '맑은 아파트 만들기' 우수단지 네 곳을 소개하며 앞으로도 이들 사례를 발굴, 확산시키겠다고 밝혔다.
송파구 잠실 파크리오 아파트의 경우 6,864가구가 사는 초대형 단지지만 활발한 공동체 활동으로 이름이 났다. 주민자치센터 옥상에 텃밭을 가꾸는가 하면 주민 각자가 기부한 책을 모아 아파트단지 내 공유도서관을 설치했다. 우편함처럼 생긴 공유도서관은 아파트 단지 내 아이들 놀이터와 쉼터 10곳에 설치됐다. 총 1,500여권의 도서가 담겨있는 이곳은 아이들의 야외 도서관 노릇을 한다.
뿐만 아니라 아파트 입구에 있는 주민자치센터 2층에는 주민소통게시판이 마련돼 있어 아파트 관리 문제에서부터 주민 불편 사항까지 누구나 의견을 제시할 수 있게 해놨다. '전등을 갈아달라고 부탁했는데 관리직원이 바쁘다고 합니다. 직원을 늘려서라도 민원을 들어주세요'라는 항의에서부터, '에너지 절약 불 끄기 행사에 동참해 주세요'라는 홍보까지 다양하다.
이외에도 82가구로 구성된 성북구 종암2차 아이파크는 주민 200여명이 '친환경소비자협동조합'을 만들어 주민들이 직접 값싸고 질 좋은 농산물을 거래하고 있다. 직거래와 공동구매로 물류비를 아낄 수 있었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시는 이처럼 관리비를 절감하거나 주민 공동체 활성화 사례 등을 공유하고 주민참여예산 500억원을 지원해 맑은 아파트 만들기에 힘을 싣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시는 아파트단지뿐 아니라 시의 행정력이 닿지 않는 임의관리단지(150세대 미만)나 오피스텔의 경우에도 주민이 필요하면 시가 나서 아파트 실태점검을 할 수 있도록 관련 개정법을 국토부에 건의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단지 내의 작은 변화지만 관리비 거품을 빼고 갈등은 줄이는 노하우가 시내 곳곳에 퍼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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