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김정은 체제 출범 2년 차에 접어들면서 당ㆍ정ㆍ군의 중ㆍ하부조직 정비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체제 근간을 이루는 말단조직의 기강을 다잡아 사상적 동요나 위해 요소를 사전에 제거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1일 "조선인민군 제2차 보위일꾼 대회가 평양 4ㆍ25문화회관에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보위일꾼은 군대 내 방첩ㆍ보안을 책임지는 보위사령부 소속 군인들을 일컫는 말로 대회가 열린 것은 1993년 10월 이후 20년 만이다.
이번 대회에는 군종ㆍ군단 정치위원들과 육ㆍ해ㆍ공 무력기관 보위일꾼들이 모두 참가했으며,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도 주석단에서 행사를 주관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보위일꾼 대회뿐 아니라 북한 당국은 지난해 말부터 한 동안 명맥이 끊겼던 당ㆍ정ㆍ군의 기층조직 행사를 연달아 복원하고 있다. 노동당 쪽에서는 지난 1월 당세포비서대회를 5년 만에 개최한 데 이어, 2월엔 전국 3대혁명소조원 열성자대회가 무려 29년 만에 재개됐다.
정부 차원에서도 지난해 12월 7년 만에 전국사법ㆍ검찰 일꾼대회가 열렸고 전국 분주소장(파출소장) 회의도 14년만이다. 10월에는 18년 만에 제4차 중대장ㆍ중대정치지도원대회를 동시 개최했고, 11월 제4차 적공일꾼 열성자 회의가 열리는 등 군부 행사도 잇따랐다.
이들은 모두 당ㆍ정ㆍ군에서 김정은 체제를 떠받드는 핵심 보위 세력이다. 중대장ㆍ중대정치지도원(군 총정치국), 적공일꾼(대남), 분주소장(인민보안부) 등 각 영역에서 일반 주민과 수뇌부를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한다. 때문에 이들을 장악함으로써 김 제1위원장 중심으로의 빠른 체제 결속을 도모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부 당국자는 "김정은 집권 이후 잦은 군부 인사와 최고인민회의, 당 대표자회 등을 통해 상층부 물갈이를 어느 정도 완료한 만큼 기층조직 정비에 힘을 쏟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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