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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이는 증권사 매물… 정부, 구조조정 칼 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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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이는 증권사 매물… 정부, 구조조정 칼 뺐다

입력
2013.11.21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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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실적 부진으로 지점과 인원을 줄이며 '인력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 증권업계에 이번엔 기업간 구조조정이란 더 강력한 태풍이 몰려온다. 금융당국은 60여개의 증권사가 난립한 증권업계에서 부실 증권사를 솎아 내 퇴출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미 증권사의 콜 자금 차입 금지 조치를 통해 구조조정의 첫발을 내디뎠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21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금융투자협회 주최 심포지엄에서 "증권사 규제 완화와 동시에 시장에 의한 구조조정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신 위원장은 이를 위해 "증권사 인수·합병(M&A)을 추진하는 경우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반대로 경영이 부실한 증권회사는 보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토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위원장은 "10월 지정된 한국형 투자은행(IB)들이 조속히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영업용 순자본비율(NCR) 제도를 개선하는 등 정책적 지원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며 우량 증권사에 대한 제도적 지원도 약속했다. 이는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으로서 금융산업을 키워 나가되 부실 회사는 솎아내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62개의 업체들이 난립해 있는 증권업계에는 이트레이드증권 아이엠투자증권 리딩투자증권 골든브릿지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 10여 곳이 매물로 나와 있으며, 우리투자증권 등 대형사 매각도 진행 중이다. 동양증권은 대만 증권사 등에 인수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대우증권도 언젠가는 주인을 찾아야 할 매물이다.

문제는 대형사와 달리 중소형사는 매물로 나와도 증권업계가 어려운 상황이라 제값 받기가 어렵고, 대주주의 의지가 강하지 않으면 거래 성사가 쉽지 않아 구조조정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당국도 이 같은 상황을 감안 부실 증권사에 대한 고강도 구조조정 계획을 세운 것으로 분석된다.

당국이 첫 번째 꺼내 든 칼은 전날 발표한 증권사의 콜 차입 금지 조치다. 콜 시장은 금융기관끼리 돈을 빌려주고 빌리는 만기 1일짜리 초단기 자금시장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요구불예금 출금 등이 많은 시중은행이 사용하지만, 그 동안 증권사도 콜시장에서 저리에 자금을 빌려 금리가 높은 채권에 투자하는 용도로 이용해 왔다. 하지만 2015년부터는 국고채 전문딜러(PD) 자격을 갖춘 증권사와 한국은행의 공개시장조작 대상 증권사 등 16곳을 제외한 46곳이 콜 차입을 할 수 없게 된다. 예외 적용을 받는 16개사들은 교보증권 대신증권 대우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우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대형사들이다.

이 증권사들을 제외한 46개 증권사들은 콜 자금 대신 환매조건부채권(RP) 매도 등 다른 자금조달 수단으로 대체해야 하므로 조달비용이 증가하고, 조달 시간도 늘어나 영업 측면에서도 불이익이 예상된다. 일부에서는 이번 조치로 문을 닫는 증권사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이철호 연구원은 "초단기 콜자금을 조달해 그 보다 만기가 긴 채권 등에 투자해 수익률이 높게 운용하는 것이 증권사의 오랜 관행이 있었는데 게임의 룰이 바뀐 것"이라면서 "콜 시장 의존 비중이 높았던 중소형 증권사들은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고, 인력 구조조정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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