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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억류 미국인은 80대 한국전 참전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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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억류 미국인은 80대 한국전 참전용사

입력
2013.11.21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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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한국전에 참전했던 미국인 메릴 뉴먼(85)을 구금하고 있으며 그는 지난달 26일 북한 여행을 끝내고 출국하던 도중 구금됐다고 미국 언론들이 20일(현지시간) 목격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뉴먼은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 출신으로 10월 중순 중국 베이징의 여행사를 통해 10일 일정으로 방북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같은 달 26일 평양에서 중국으로 돌아가기 직전 북한 당국에 의해 항공기에서 내려져 어디론가 끌려간 것으로 전해졌다. 뉴먼과 함께 북한을 여행하고 돌아온 밥 함들라 전 스탠퍼드대 교수는 "그가 오해 때문에 구금됐다"며 "가능하면 빨리 풀려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함들라 교수는 그러나 북한 당국의 오해가 무엇인지는 말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뉴먼의 아들 제프는 CNN 방송 인터뷰에서 "아버지가 억류되기 하루 전 북한 당국자가 찾아와 과거 군 복무 기록을 언급했다"며 한국전 참전 사실 때문에 구금됐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만약 억류가 사실로 확인되면 뉴먼은 2009년 이후 북한에 억류된 아홉번째 미국인이 된다. 북한이 지난해 11월 3일부터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를 1년 이상 구금하고 있으면서 또 다른 미국인을, 그것도 출국 직전 억류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이 때문에 케네스 배의 석방을 위한 미국 당국의 노력이 이전과 같지 않은데 대해 북한이 불만을 표출한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먼이 고령인 점을 생각할 때 미국 정부가 이전과 달리 석방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그러나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은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구체적 내용은 확인할 수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북한 당국이 억류 3주가 되도록 관련 사실을 공개하지 않아 뉴먼을 어떻게 처리할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전에 보병장교로 참전한 뉴먼은 스탠퍼드대를 거쳐 정보기술(IT) 업체에서 일했으며 부인과 함께 팔로알토의 실버타운에 거주하고 있다. 세계 각지를 여행하고 있는 그는 북한 여행을 앞두고 한국어 강습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이웃은 "방북 전 뉴먼이 특별한 목적이 있어서가 아니라 관광을 위해 북한을 여행한다고 했다"고 미국 언론에 말했다.

한편 미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21일 베이징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북한이 이 문제를 숙고해야 하며 미국에게 이 문제가 얼마나 중요한지 이해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그는 또 "북한이 케네스 배의 사례와 같은 이 문제를 해결, 미국 시민을 풀어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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