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의 토종 재즈 클럽 '야누스'가 23일 서른다섯 번째 생일을 맞아 한바탕 재즈 콘서트를 연다. 22, 23일 서울 서초동 야누스에 53명의 재즈 음악인들이 모여 잼 세션(즉흥 협연)을 펼친다. 지난 35년간 야누스를 운영하고 있는 재즈 가수 박성연을 비롯해 정성조, 이동기 등 한국 재즈 1세대 연주자들과 말로, 웅산, 혜원, 임미정, 허소영 등이 무대에 오른다.
중국계 미국인이 1976년 열었던 '올 댓 재즈'에 이어 1978년 서울 신촌에 자리를 잡고 처음 문을 연 야누스는 당시로선 낯선 음악이었던 재즈를 알리는 데 적잖은 기여를 했지만, 대중의 기호와 타협하지 않은 탓에 재정난에 시달리며 자주 터전을 옮겨야 했다. 지난해에는 박씨가 운영 자금 마련을 위해 고가의 엘피 레코드 1,700장을 처분해 주위의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다.
재즈 평론가 황덕호씨는 "야누스가 문을 연 시기부터 한국 재즈가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면서 "지난 35년간 뿌리가 끊길 만한 고비도 있었지만 부단히 자리를 지켜온 야누스처럼 모질도록 질기게 살아남았다. 이번 공연에서 한국 재즈의 현주소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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