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에 국내 증시가 다시 한번 휘청거렸다. 21일 유가증권시장 코스피지수는 23.46포인트(1.16%) 내린 1,993.78로 주저앉았다. 원ㆍ달러 환율은 1.6원 오른 1,059.5원을 기록했다.
20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이 증시 하락의 원인이다. 회의록에 “지난달 29, 30일 열린 회의에서 많은 위원이 노동시장의 지속적 개선이라는 기대에 부합하면 연방준비제도(Fed)가 수개월 내에 양적완화 축소를 시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는 내용이 공개되자,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든 것. 이 여파로 21일 인도(-1.20%)와 대만(-1.27%), 중국 상해종합지수(-0.04%) 등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미국 다우산업평균지수(-0.41%)와 프랑스(-0.09%) 등도 약세였다.
14일 재닛 옐런 연준 의장 지명자의 양적완화 지지 발언 때 코스피지수가 2,030선까지 치솟는 등 최근 국내증시는 미 양적완화 추이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양적완화 축소가 시작되면 외국 자금이 일정부분 빠져나갈 텐데 이 물량을 받아줄 국내투자자가 부족하다는 우려 때문에 미 양적완화 소식이 국내증시에 과도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해석한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조금만 매도해도 국내 자금에서 지지를 못해주다 보니 수급 공백이 발생해서 시장이 약세를 보인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도 “글로벌 증시에 영향이 큰 통화정책 전환에 따라 당분간 과도기적 조정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쌍끌이 매도에 나서면서 각각 2,499억원, 629억원을 팔아 치웠다. 반면 개인은 2,996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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