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오승환(31)의 한신행은 확정된 분위기다.
일본 스포츠전문매체인 스포니치 아넥스는 21일 “한신이 전날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오승환의 신분조회를 요청했다고 복수의 관계자가 인정했다”며 “나카무라 가쓰히로 단장이 조만간 한국으로 건너가 계약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매체인 산케이스포츠는 비슷한 내용을 보도하며 “한신과 오승환의 계약 협상이 최종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몸값도 나왔다. 일본 언론은 나란히 삼성에 줄 이적료를 포함해 2년간 총액 9억엔(약 95억원2,000만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일본에 진출한 첫 해 국내 선수로는 역대 최고 대우다. 2004년 이승엽(2년 5억엔), 2009년 김태균(3년 7억엔ㆍ이상 지바 롯데), 2011년 이대호(2년 7억엔ㆍ오릭스)를 뛰어넘는 금액이다. 다만 9억엔 중 2억엔은 삼성에 줄 이적료인 것으로 알려져 계약금과 연봉을 포함한 총액은 이대호와 같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한신은 2년 전 이대호 영입에 성공한 오릭스와는 사뭇 다른 행보를 보여 관심을 끈다. 오릭스가 속전속결로 계약을 마무리했다면, 한신은 충분한 시간을 두고 협상에 나서는 모양새다. 때문에 이번에도 한신은“선수 영입에 관심을 보이다가도 정작 계약 직전에는 발을 뺀다”는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오릭스는 2011년 이대호가 자유계약선수(FA)로 공시되자마자(11월9일) KBO에 신분조회를 요청했다. 시즌 막판부터 “2년간 5억엔을 투자할 계획이 있다”고 암암리에 알리더니 스토브리그에서는 “롯데와의 우선협상권이 만료되는 날(11월20일) 감독과 단장이 곧바로 방한할 수 있다”는 얘기까지 흘렸다. 결국 적극적인 구애 표시를 한 오릭스는 5억엔 보다 2억엔이 더 많은 7억엔을 베팅해 이대호를 잡았다. 4년 간 100억원을 부른 롯데와의 영입 경쟁에서 승자가 됐다.
이에 반해 한신은 지난 20일 오승환의 신분조회를 요청했다. 국내 15명의 FA(윤석민 제외) 선수가 모두 계약을 마친 뒤에야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는 우선적으로 삼성 구단의 일정을 고려한 행동이라는 분석이다. 3년 연속 통합 우승을 달성한 삼성은 대만에서 열린 2013 아시아시리즈를 치르고 이날 귀국했다. 만약 한신이 오승환을 영입하려면 삼성과 협상 테이블을 차려 이적과 임대 등 방식과 지불 금액 등을 결정해야 한다. 삼성 실무자가 해외에 있었고 오승환도 FA 자격을 신청하지 않았기 때문에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던 셈이다. 산케이스포츠도 “삼성이 아시아시리즈의 모든 일정을 마침에 따라 정식 협상 절차를 밟기 위해 한신이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몸값을 놓고 치열한 눈치 싸움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한신과 오승환 측은 이미 11월 초 대략적인 몸값에 합의했다. 양 측 모두 2년 간 최소 7억엔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몸값 줄다리기가 벌어졌다. 특히 한신은 오승환이 일본 내 다른 구단, 메이저리그에서도 관심을 받았고 삼성에 줘야 하는 이적료도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움직였다는 분석이다. 함태수기자
한국스포츠 함태수기자 hts7@hksp.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