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랜드는 높이가 고민이다. 외국인 센터 찰스 로드(28ㆍ201㎝)가 있지만 애물단지다. 무릎 수술 후유증 탓에 전쟁터 같은 골밑에서 전투력을 실종했다. 빅맨 부재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토종 센터 주태수(31ㆍ202㎝)가 돌아왔다.
주태수는 지난 9월 훈련 도중 왼 무릎 수술을 받아 빨라야 이달 말 복귀가 점쳐졌다. 그러나 빠른 재활 속도로 지난 15일 KGC인삼공사전에 복귀했다. 아직 몸 상태가 완전치 않아 경기당 5분여를 뛰고 있지만 높이를 갖춘 주태수의 가세는 가뭄에 단비와 같다.
주태수는 지난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고 연봉 3억원에 재계약 했다. 이 금액은 팀 내 최고 몸값이다. 막중한 책임감 속에 시즌을 준비했지만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마음고생을 했지만 빠른 복귀 의지를 담아 팀에 합류했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FA 계약 후 바로 다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며 “그래서 빠른 복귀를 위해 노력한 것 같다”고 말했다.
주태수의 가세로 주포인 리카르도 포웰은 수비 부담을 덜었다. 포웰은 공격력이 좋은 반면 키가 196㎝로 외국인 선수치고 작고, 수비도 약하다. 때문에 주태수가 상대 외국인 선수를 수비하면 포웰은 공격에 집중할 수 있다. 유 감독 역시 “주태수와 포웰이 잘 맞는다”고 했다.
주태수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와는 거리가 멀다. 대신 자신보다 체격이 큰 외국인 선수와 몸을 부대끼며 전혀 위축되지 않고 골밑을 지킨다. 고려대 재학 시절 공격력을 갖춘 센터로 평가 받았지만 프로에 와서 수비와 궂은 일로 자신의 입지를 다졌다.
주태수는 기록으로 볼 때 너무나 평범한 선수다. 그러나 유 감독은 주태수의 팀 공헌도를 높게 평가한다. 유 감독은 “수치로 드러나는 기록보다 그 이상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가 존재해야 팀이 잘 나간다”며 “주태수 같은 선수는 연봉을 많이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감독의 말처럼 주태수는 2011~12시즌 연봉 1억원, 2012~13시즌 1억5,000만원 그리고 이번 시즌 FA 계약으로 3억원이라는 대우를 받고 고액 연봉자로 우뚝 섰다. 김지섭기자
한국스포츠 김지섭기자 onio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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