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민(24ㆍSK)은 올 한 해 기가 막힌 ‘반전 드라마’를 썼다. 2012 신인드래프트에서 92명 중 85순위, 거의 꼴찌로 프로에 왔지만 입단 2년 만에 팀의 차세대 거포 자질을 입증했다.
한동민은 올 시즌 14개의 대포를 쏘아 올려 2006년 최정의 12개를 뛰어 넘고 팀 2년차 역대 한 시즌 최다 홈런을 갈아치웠다. 타점은 52개를 수확했다. 최저 연봉인 2,400만원을 받지만 억대 연봉 선수 못지 않은 활약을 했다.
일본 가고시마에서 한창 마무리 훈련 중인 한동민은 21일 “시즌은 끝났지만 아직 1군에서 경기할 때의 느낌이 가시지 않은 것 같다”며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쉽지 않은 곳이고, 계속 노력해서 많은 팬들이 있는 1군 무대에서 뛰고 싶다”고 2013 시즌을 돌이켜봤다.
프로 첫 해 7경기 출전에 그쳤던 한동민은 올해 99경기에 나갔다. 경기 중 수비를 하다 동료와 충돌하며 무릎 부상으로 40일 가량 1군에서 빠지지만 않았어도 규정 타석을 채우고 더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었다. 한동민은 “무릎을 다친 날인 5월25일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며 “내가 잡아야 하는 타구가 아닌데 야구도 잘 되고 계속 경기에 나가니까 신이 난 나머지 의욕이 앞섰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부상으로 빠지기 전까지 40경기에서 타율 2할8푼4리 6홈런 28타점을 올렸다.
한 차례의 아픔을 통해 더욱 단단해진 한동민은 “안 다치고 꾸준히 야구하는 것이 좋은 선수인 것 같다”면서 “의욕을 조금만 줄여야겠다”고 말했다. 이어 “자기 마인드를 잘 컨트롤 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꼈다. 그래야 좋은 느낌은 오래 가져가고 안 좋을 때는 빨리 슬럼프를 벗어날 수 있다”며 “또한 공 하나 하나가 정말 소중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야구는 역시 공 하나에 아쉽고 후회하고 울고 웃는 스포츠”라고 덧붙였다.
한동민은 내년 시즌을 위해 보완할 부분으로 수비와 주루를 꼽았다. 그는 “수비를 잘해야 야구를 오래할 수 있다는 선배들의 조언을 들었고, 주루는 센스가 필요하니까 실전 연습을 통해 열심히 해보겠다. 타격은 꾸준히 하던 대로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시즌 초반 팀의 4번 타자까지 맡았던 한동민은 올해보다 내년이 기대되는 선수다. 한동민을 1년 동안 지도했던 최경환(NC) 타격코치는 “2~3년 후에는 SK를 대표하는 중심 타자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한동민은 “1년 반짝한 선수가 되기 싫다”며 “내년엔 올해보다 나은 선수로서 팬들 앞에 나타나겠다”고 다짐했다. 김지섭기자
한국스포츠 김지섭기자 onio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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