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승부수다. 이대형(30ㆍKIA)을 영입한 KIA가 리빌딩 대신 내년 시즌 부활을 노리고 있다.
올 시즌 8위에 그친 KIA는 사실 내년, 그리고 후년이 더 불투명해 보였다. 윤석민(27)과 나지완(28), 이용규(28ㆍ한화) 등 주축 3인방의 거취가 팀의 향후 노선을 결정할 요인이었다. 3명이 모두 빠져 나간다면 중장기적인 리빌딩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구단, 그리고 그룹 입장에서 리빌딩이란 용어는 탐탁지 않았다. 인기로 먹고 사는 프로 구단이 수년간 성적을 포기한다는 건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일이다.
때문에 KIA는 이용규가 이탈하자마자 발 빠르게 움직여 차선책을 찾았다. LG에서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이대형을 데려가면서 톱 타자 공백을 메웠다. 이대형은 수비와 주루는 국내 톱클래스급으로 정평이 나 있다. 선동열 KIA 감독도 이용규를 놓친 건 아쉽지만 이대형 영입에 만족하면서도“이용규만큼 출루율은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팀 리빌딩을 생각했다면 굳이 24억원을 들여 이대형을 영입할 이유는 없었다. KIA는 지난달 신임 허영택 단장을 선임했지만 업무 연속성 차원에서 전임 김조호 단장에게 올해 말까지 행정을 맡겨 놓았다. 이범호와 김주찬 등 FA 영입에 빼어난 수완을 발휘해 온 김 전 단장을 스토브리그까지 신뢰하기로 한 것이다. 이대형 영입 역시 김 전 단장의 작품이다.
KIA의 마지막 승부수는 나지완이다. 나지완은 당초 지난해 10월7일 군 입대가 예정돼 있었다. 팀을 위해 이미 3차례나 연기한 상황이라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처지였으나 아시안게임이라는 변수가 생겼다. 대표팀에 발탁된다는 전제 하에 ‘조건부 연기’가 가능했다. 지난해 출중한 성적을 감안하면 태극마크를 달 것이 유력하나 만에 하나라도 승선하지 못할 경우 한화 송광민(30)의 경우처럼 시즌 도중에 입대 영장을 받을 수도 있다.
15승을 올릴 수 있는 에이스 윤석민의 공백은 뼈아프나 나지완을 눌러 앉히고 이용규의 대안을 찾은 것만으로 타 팀과 붙어 볼만한 전력을 갖췄다. 여기에 전통적으로 용병 왕국이었던 KIA는 엔트리가 확대된 외국인선수를 내심 기대하고 있다. 신축구장으로 옮기는 첫 해부터 김 빠진 시즌을 보낼 수 없다는 강한 의지다. 성환희기자
한국스포츠 성환희기자 hhsung@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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