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부상으로 1년 2개월의 긴 재활 끝에 재기에 성공한 ‘스마티문학’(수, 4세)이 두 번째 출전 만에 복귀 후 첫 승을 거뒀다.
지난 17일 과천 서울경마공원 11경주(혼1, 1200m, 별정 Ⅵ)에 출전한 ‘스마티문학’은 늦은 출발을 보이며 경기 내내 중위권에서 경주를 전개했다. 4코너를 돌면서까지 선두권에 보이지 않던 ‘스마티문학’은 결승선 150m를 남기고 막판 스퍼트를 올리며 짜릿한 역전 우승을 연출했다.
부상 직전의 ‘스마티문학’은 선배 경주마들이 세워놓은 기록을 갈아치우며 고공 질주하던 한국경마 최강의 괴물 경주마였다. 2011년 데뷔전에서 2위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고 4연승을 기록하며 주목받기 시작한 ‘스마티문학’은 2세마 최초로 2011 년 그랑프리에 출전해 3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듬해 스마티문학은 3세마 최고 부담중량인 61㎏의 등짐을 짊어지고도 4전 4승 승률 100%를 기록하는 등 한국경마 최고의 스타마로 급부상했다.
잘나가던 ‘스마티문학’의 발목을 잡은 건 부상이었다. 지난해 7월 우승이 유력했던 부산광역시장배에서 준우승에 그쳤고, 왼쪽 앞다리의 힘줄이 30%이상 단열되는 불운의 다리 부상을 입어 경마계 안팎의 안타까움을 샀다. 정확한 진단명은 ‘좌중수부 중간부 천지굴건염’, 왼쪽 앞다리 천지굴건이 과도한 긴장이나 외상으로 염증이 생겨 건(힘줄) 섬유가 늘어나거나 끊어지는 질병이다.
경주마로서 굴건염은 완치가 어려운 난치병으로 보통의 경우라면 은퇴를 고려했겠지만, 하준환 마주는 ‘스마티문학’의 은퇴를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세계건설 회장이기도 한 하준환 마주는 “아들 같은 스마티문학을 위해서라면 치료비가 얼마가 들든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겠다”며 한국마사회 재활센터를 찾아 1년여의 치료에 들어갔다.
‘스마티문학’을 다시 뛰게 하기 위해 서울경마공원의 의료진들은 끊어진 건을 재생하는 세포주입, PRP치료, 영하 4도의 소금물을 통해 염증을 제거하는 염수냉스파 등 최첨단 치료법을 모두 적용해 회복을 도왔다. 그 결과 ‘스마티문학’은 초음파 검사에서 손상된 건조직이 새로운 세포로 재생되었다는 판정을 받았다.
‘스마티문학’의 이번 우승은 1년 7개월만의 우승 말고 또 다른 의미를 갖는다. 바로 다음달 15일에 열리는 그랑프리(GI)에 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기 때문이다. 박희철 감독은 “다음목표는 당연히 그랑프리 대상경주다”며 “경주 후에도 마체에 전혀 이상이 없어 전성기 때의 경기력으로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박진우기자
한국스포츠 박진우기자 jwpark@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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