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년 전 대선에서 밋 롬니 공화당 후보를 51%대 47%로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선거를 지금 다시 한다면 결과가 달라질 것으로 조사됐다. 19일(현지시간) 발표된 워싱턴포스트와 abc방송의 공동 여론조사에서 유권자들은 두 사람이 가상대결을 할 경우 롬니 49%, 오바마 45%를 지지하겠다며 롬니의 손을 들었다.
오바마에게 나쁜 소식은 또 있다. 이번 조사에서 그의 지지율은 42%로 한달 전 보다 6%포인트 빠졌고 그의 대통령직 수행에 55%가 만족하지 않는다는 답이 나왔다. 이로써 오바마는 10월말 NBC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의 여론조사 이후 3주째 바닥 행진을 이어갔다.
이번 조사에선 오바마 집권 5년 만에 처음으로 응답자의 과반 이상(52%)이 그를 호의적으로 여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들은 오바마가 강력한 지도자가 아니며 정직하지도, 신뢰할만하지도 않다고 답변했다. 이 같은 지지율 추락의 원인이자 동시에 오바마의 최대 업적인 건강보험개혁법(오바바 케어)의 인기도 시들해졌다. 57%가 이 법에 반대했으며 지지자는 40%에 불과했다.
더 큰 문제는 오바마의 이런 상황이 개선되기 보다 악화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개인적 신뢰가 크게 훼손돼 지지율 반전이 어렵고, 오바마 케어의 문제를 바로 잡는데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여론 추이가 계속되면 민주당이 공황상태에 빠져 대통령과의 관계를 단절하려는 인사들이 나타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공화당의 여론조사 전문가 빌 맥인터프는 오바마처럼 급락한 지지율은 회복이 어렵다는 게 역사의 경험이라고 지적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집권 2기 첫해인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지지율이 급락하자 집권 1기 때와 달리 대화와 타협으로 대외 정책에 변화를 주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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