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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겨운 환율전쟁] KDI "내년 1040~1050원선 바람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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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겨운 환율전쟁] KDI "내년 1040~1050원선 바람직"

입력
2013.11.20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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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개발연구원(KDI)이 향후 원화절상을 일정부분 용인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부가 환율정책을 지금보다 신축적으로 운용해야 내수가 확대되고 우리 경제성장의 성장 불씨도 살아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환율변동이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과거에 비해 크게 준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나온 'KDI 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KDI는 2014년 원ㆍ달러 환율이 올해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 작성에 참여했던 연구원은 "내년 우리경제에 바람직한 원ㆍ달러 환율은 1,040~1,050원 선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KDI는 수출을 우선시하는 현재 정책기조가 그대로 이어지면 경기회복의 불씨를 살리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본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가 690억달러로 1998년 이후 가장 큰 흑자폭을 기록할 전망이지만, 이는 극심한 내수 부진에 따른 '불황형 흑자' 성격이 강하다. 임원혁 KDI 경쟁정책연구부장은 "우리나라가 외환위기 등 여러 차례 위기를 겪으면서 경상수지 흑자를 늘리려는 정책을 썼지만, 지금은 경상수지 흑자가 과도한 상황"이라며 "내년에도 내수 침체가 이어지며 큰 규모의 경상수지 흑자가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임 연구부장은 "수출도 중요하지만 내수도 같이 가야 한다"며 "이제는 흑자가 줄어드는 부분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재계는 환율이 떨어지면 수출이 힘들어진다고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정규철ㆍ김성태 KDI 연구위원이 최근 작성한 '최근 경상수지 흑자 확대의 요인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실질환율이 1% 절상했을 때 경상수지는 첫 분기에 GDP의 0.2% 정도 확대 되지만, 그 영향은 점차 축소돼 사라진다. 특히 사상최대 경상수지 흑자가 예상되는 올해의 경우 실질환율이 떨어졌지만, 이것이 경상수지 확대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원화절상이 한국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과거에 비해 줄어들고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최근 내놓은 '한국경제의 환율변동에 대한 민감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원화가치가 10% 절상될 경우 국내 부가가치 감소 폭은 2005년 0.15%에서 2010년 0.05%로 3분의 1 규모로 준 것으로 분석됐다. 환율이 떨어지면 수출제조업 분야가 타격을 입는 건 사실이지만, 반대로 원화 가치 상승으로 소비ㆍ투자 여력이 커져 이를 메울 수 있다는 뜻이다. 보고서는 "정책당국은 한국경제에는 고환율이 무조건 유리하다는 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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