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경기 안양외국어고등학교에 지원한 학부모 A(45)씨는 23일에 있을 면접을 앞두고 복장 규정을 문의했다가 오히려 불안에 빠졌다. "교복과 사복 모두 된다"는 학교측 답변에 A씨는 "교복을 입으면 어떤 중학교 출신인지 면접위원들이 알 수 있을텐데, 그렇다면 학군이 좋은 학교 학생이 유리한 점수를 받지 않겠느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반면 같은 경기지역의 과천외고는 면접 때 반드시 사복을 입어야 한다. 과천외고 관계자는 "교복을 입으면 학교 정보가 드러나 착용을 금지하고 있다"며 "대신 단정한 사복을 입고 오면 된다"고 설명했다.
23일부터 일제히 시작하는 경기권 외고의 면접 전형을 앞두고 학부모와 수험생들 사이에 혼란이 벌어지고 있다. 학교마다 면접 복장 규정이 달라서다. 특히 2015학년도 대입부터 서울대, 이화여대 등이 문과생에게 의학계열의 교차 지원을 허용해 외고의 인기가 더 치솟은 터라 학부모와 수험생들이 더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교복을 입고 면접을 보면, 중학교 정보가 노출될 수 있어 전형의 공정성이 흐려진다는 논란이 있다. 1단계 영어 내신성적, 2단계 자기개발계획서ㆍ추천서ㆍ학교생활기록부를 바탕으로 한 면접으로 치러지는 자기주도학습전형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외고는 면접을 할 때 학생의 신원정보를 엄격히 제한하게 돼있다.
한 학부모는 "교복과 사복 둘 다 괜찮다면 단정하게 보이는 교복을 입어야 하지 않겠느냐"면서도 "면접이 불공정하게 이뤄질 수 있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안양외고에 지원한 B(15)양도 "인근의 다른 외고를 지원한 친구 얘기를 들어보니 사복만 입으라고 안내한 학교도 있어 교복과 사복 중 무얼 입어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털어놨다.
교육부 관계자는 "외고 전형 매뉴얼에 복장 관련 사항이 없어 현재는 시ㆍ도 교육청과 학교 별로 규정이 다르다"며 "외고의 인기가 점점 치솟다 보니 복장을 두고도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교육부는 내년부터 새 면접 규정을 매뉴얼에 도입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복이든 사복이든 모두 논란이 있어 응시생들에게 지원하는 외고의 체육복을 똑같이 입히거나 가림막을 쳐 얼굴만 보이는 상태서 면접을 치르는 방안 등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김지은기자 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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