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수상자 32명을 배출한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 칼텍(Caltech). 올해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하버드대 카프러스 교수도 이 작은 단과대학 출신이다. 매사추세츠공대(MIT)의 20분의 1밖에 되지 않은 칼텍이 서른 명도 넘는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한 저력은 무엇일까. KBS 1TV가 21일 밤 10시 방송하는 'KBS 파노라마'는 기초과학과 영재 배출에 집중해 과학계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칼텍을 해부해 우리나라 기초과학연구의 미래를 짚어본다.
1891년 개교한 칼텍은 1년에 10여명의 공학도를 배출한 것이 고작이었다. 90년이 지난 지금은 35개의 세계적인 연구소와 수많은 노벨 수상자에 빛나는 명문 공과대학으로 거듭났다. 과학자에게 꾸준하면서도 아낌없는 투자를 해서 거둔 성과다. 최근 칼텍에서 노벨상에 가장 근접한 사람으로 마이클 브라운 박사를 꼽는다. 8년 전 그는 태양계의 10번째 행성 에리스를 발견해 세계 천문학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브라운 박사의 연구가 빛을 낼 수 있었던 건 칼텍이 10년 넘게 지원한 덕이다. 탄소 화합물을 친환경적으로 바꾸는 촉매를 개발해 2005년 노벨 화학상을 공동 수상했던 로버트 그럽스 교수도 34년 전 자신의 연구를 들고 칼텍에 들어와 지금까지 정착하고 있다.
이는 칼텍이 종합대학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몸집을 키우지 않은 것도 한몫 했다. 대신 우수한 연구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집중하며 연구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었다. 개방적인 연구와 전폭적인 재정 지원이 그것이다.
칼텍은 과학 영재 교육에도 힘쓰고 있다. 고등학교에서 상위 1% 내에 드는 영재들을 선발해 수준 높은 기초과학교육을 실시하는데, 정작 교과서가 없다. 교수들이 변화하는 과학 발견들을 고려해서 매년 새롭게 교안을 짜기 때문. 칼텍의 시스템은 우리에게 기초과학연구의 중요성에 대해 강한 메시지를 전한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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