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32ㆍ파리 생제르망ㆍ스웨덴)의 모습을 볼 수 없게 됐다. ‘신들의 전쟁’이라 불렸던 매치 업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8ㆍ레알 마드리드ㆍ포르투갈)가 해트트릭을 앞세워 이브라히모비치를 제압했다. 호날두는 왜 그가 세계 최고로 불릴 수 밖에 없는지를 스스로 증명했다.
호날두가 이끄는 포르투갈(FIFA랭킹 14위)이 20일(한국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 플레이오프 2차전 스웨덴(25위)과의 원정 경기에서 3-2로 역전승을 거뒀다. 16일 열린 홈 1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던 포르투갈은 2승으로 스웨덴을 따돌리고 4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 지었다.
경기 전부터 세계 최고의 골잡이들의 대결로 기대를 모았던 만큼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졌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포르투갈은 후반 5분 만에 터진 호날두의 선제골로 앞서갔다. 주앙 무티뉴(AS 모나코)의 전진 패스를 받은 호날두는 단독 질주한 뒤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골문을 갈랐다.
그러자 이브라히모비치가 가만 있지 않았다. 후반 23분 코너킥 상황에서 헤딩 동점골을 터트렸고 4분 뒤 그림 같은 프리킥 골로 경기를 뒤집었다.
그러나 최후에 웃은 자는 호날두였다. 호날두는 후반 32분 첫 번째 득점 상황과 비슷하게 스루 패스를 받아 10m 이상을 치고 들어간 뒤 반대편 포스트로 침착하게 차 넣었다. 곧바로 2분 뒤 이번에는 골키퍼와의 1대1 찬스에서 오른발 슈팅을 꽂아 경기에 쐐기를 박았다. 스웨덴의 홈 관중은 순간 침묵에 빠졌고 원정 응원을 온 포르투갈 팬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호날두는 경기 후 “최근에 해왔던 것처럼 그저 내 임무를 수행했을 뿐이다”고 미소 지었고, 이브라히모비치는 “고국 스웨덴이 월드컵 꿈이 좌절돼 너무 슬프다”고 고개를 숙였다.
한편 유럽의 강호 프랑스(21위)도 극적인 드라마를 연출하며 5회 연속 본선 진출에 합류했다. 프랑스는 이날 홈에서 열린 우크라이나(20위)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3-0으로 완승, 1차전 0-2 패배를 설욕하며 짜릿한 뒤집기에 성공했다.
이밖에 유럽 지역 플레이오프에서는 그리스(15위)와 크로아티아(18위)가 본선에 합류했다.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가나(23위)와 알제리(32위)가 본선 진출의 기쁨을 누렸다. 대륙간 플레이오프를 치른 멕시코(24위)도 뉴질랜드(79위)를 제압하고 브라질행 티켓을 따냈다.
이재상기자
한국스포츠 이재상기자 alexei@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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