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순을 넘긴 나이에 해마다 한 권 이상의 장편소설을 발표하는 노작가가 있다. 소설가 정창근(84)씨가 최근 장편소설 을 펴냈다. 저자가 일본에서 겪은 일들을 논픽션으로 재구성한 소설로, 대한제국 시절 평화 공존을 지향하는 제국의 딸 ‘가을이’의 삶을 담았다.
정씨는 또 장편소설 4권의 출간을 앞두고 있다. 남한의 청년과 북한의 여성이 유럽에서 만나 사랑을 나누다 파국을 맞는 상ㆍ하권과 조선시대 통역관 홍순원의 일대기를 다룬 상ㆍ하권의 원고를 출판사에 넘겼다.
그가 펴낸 20여권의 대부분이 칠순 이후에 쓴 작품들이다. 5ㆍ16 이후 군정연장반대추진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민주화 운동을 펼치던 그는 1974년 간호사로 취업한 아내와 독일로 건너갔다. 85년 한국 근현대사를 다룬 첫 소설 를 내놓고 89년엔 북한 잡지에 소설 를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절친한 문인의 죽음에 충격을 받아 한동안 펜을 놓았고, 97년 영구 귀국한 뒤 뒤늦게 글쓰기에 빠져들었다.
‘반항적 작가’로 기억되고 싶다는 정씨는 “그 동안은 조국 통일에 도움이 되는 글을 쓰려고 했지만 앞으로는 단일 민족의 혈통을 보존하는 데 이바지하는 글을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정읍=최수학기자 s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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