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2차 드래프트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2일 오후 2시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2차 드래프트를 실시한다. 2011년 처음 도입된 2차 드래프트는 격년제로 열린다. 올해가 2회째로써 ‘제 2의 이재학(NC), 김성배(롯데)’를 찾기 위한 치열한 눈치 싸움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2차 드래프트, 어떻게 진행되나
이번 드래프트 방식은 2011년과 같다. 지명 순서는 올 시즌 성적의 역순으로 하며 신생 팀 KT가 우선 지명권을 갖는다. 1라운드는 KT-한화-KIA-NC-SK-롯데-넥센-LG-두산-삼성 순이다. 2라운드는 역순, 3라운드엔 다시 KT가 1순위로 지명한다. 여기에 2015년 1군 무대에 진입하는 KT는 3라운드 종료 후 5명을 더 지명할 수 있다.
보상 금액은 1라운드 지명선수 3억원, 2라운드 2억원, 3라운드 1억원이다. KT가 8명을 모두 뽑는다면 1∼3라운드 지명 보상금 6억원과 추가 5명(1억씩)에 대한 보상금을 합쳐 11억원을 다른 구단에 주면 된다. 앞서 9개 구단은 이번 드래프트 대상이 되는 ‘보호선수 제외 명단’과 드래프트 대상이 아닌 ‘40명의 보호선수 명단’을 KBO에 제출했다. 다만 자유계약선수(FA) 신청자와 군 보류 선수는 자동적으로 보호선수에 포함됐다.
▲제 2의 이재학, 김성배 나올까
2차 드래프트는 각 구단이 전력을 보강할 수 있는 기회다. 애초에 이 제도는 신생 팀에 원활한 선수 지원을 하고, 원 소속팀에서 자리를 못잡은 2군 유망주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만들어졌다. 올해 신인왕에 오른 이재학(10승5패, 평균자책점 2.88)과 롯데 마무리 김성배(2승4패31세이브)가 대박을 친 경우다. 둘은 원 소속팀인 두산에서도 쏠쏠한 활약을 했지만, 유니폼을 바꿔 입은 뒤 더 뛰어난 피칭을 했다. 삼성 신용운(2승2홀드, 평균자책점 2.03)도 KIA 시절 보다는 사자 군단에 속한 뒤 자신의 이름 석자를 제대로 알렸다.
지난 2011년 2차 드래프트가 처음 도입됐을 때만 해도 각 구단들은 소극적이었다. 1군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들을 굳이 뽑을 필요가 있겠냐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이재학, 김성배 등이 잠재된 능력을 폭발하면서 구단들의 평가도 달라졌다. 1라운드 지명선수를 위해 쓰는 3억원이 결코 아깝지 않다는 것이다.
선수 입장에서도 2차 드래프트 지명은 썩 나쁘지 않다. 기존 팀에서 충분한 기회를 보장받지 못했다면, 새로운 환경에서는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기회가 많다. 각 구단들은 드래프트를 통해 취약한 부분을 보강하는 것이 1차 목표다. 3억원을 주면서까지 영입한 만큼 그 선수가 기량을 발휘할 때까지 적지 않은 시간을 투자할 계획이다.
▲거물급 쏟아진 2013 2차 드래프트
2차 드래프트의 묘미는 ‘흙 속의 진주’를 찾는 것이다. 모든 선수가 새로운 팀에서 쏠쏠한 활약을 할 확률은 희박하지만, 2~3명은 분명 ‘인생 역전’의 감동적인 시나리오를 쓸 공산이 크다.
그런데 2회째를 맞은 올 드래프트에서는 거물급이 대거 쏟아져 나와 눈길을 끈다. 두산 김동주(37)와 김선우(36), 롯데 장성호(36), 넥센 송지만(40) 등이 각 구단 40인 보호 명단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주의 연봉은 7억원, 김선우는 5억원이다. 장성호는 1억8,000만원, 송지만은 8,000만원이다. 한 때 각 구단의 주축 선수로 활약했던 선수들이지만 지나간 세월과 함께 드래프트 대상자가 됐다.
한 구단 관계자는 “각 팀이 고심 끝에 40인 보호 명단을 짰다. 아무래도 노장들 보다는 유망주를 묶는 게 당연하다”며 “이들 중 누가 새로운 유니폼을 입을지는 쉽게 점치기 힘들다. 나이와 몸 상태(부상), 적지 않은 몸값이 걸림돌이다”고 말했다. 함태수기자
한국스포츠 함태수기자 hts7@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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