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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년 병호시비 끝난 지 얼마나 됐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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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년 병호시비 끝난 지 얼마나 됐다고…

입력
2013.11.19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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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년간 병호시비로 논란을 일으킨 경북 안동시 호계서원이 이번에는 복원 장소를 두고 논란이다. 병호시비(屛虎是非)는 1620년 퇴계 이황을 주향으로 하는 여강서원(현 호계서원)을 건립하면서 서애 류성룡과 학봉 김성일 중에 누구의 위패를 상석인 왼쪽에 배향하느냐의 문제를 두고 수차례에 걸쳐 유림들간에 갈등을 빚은 것을 말한다. 이 과정에 서애의 위패는 병산서원, 학봉은 임천서원으로 각각 옮겼다. 올 들어 사당복원이 확정되면서 복원할 사당에 서애를 왼쪽, 학봉을 오른쪽에 두기로 유림들간에 합의하면서 병호시비는 종지부를 찍었다.

경북도와 안동호계서원복설추진위원회는 최근 안동시 임하면 임하리 호계서원을 총 60억원을 들여 안동시 도산면 한국국학진흥원 인근으로 이건ㆍ복원키로 했다. 1차적으로 17억5,000만원을 들여 현재 남아 있는 강당을 이건하고, 연차적으로 사당과 전사청, 기숙사 등 93칸 규모로 복원할 계획이다. 원래 안동시 월곡면 도곡리에 있던 호계서원은 서원철폐령으로 훼철 7년만에 강당만 새로 지었으며, 안동댐 건설로 물에 잠기게 되자 현재 임하면 임하리로 이건했다.

앞서 지난 5월 경북도와 추진위는 호계서원을 안동시 성곡동 민속박물관 근처로 이건ㆍ복설키로 합의했으나 관리에 용이하고 활용성이 높다는 이유 등으로 국학진흥원 인근으로 바꾸기로 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지역 일부 유림단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안동 지역의 으뜸서원인 호계서원을 이미 도산서원과 예안향교가 있는 국학진흥원 일대로 옮기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금은 안동부와 예안현 지역이 통합돼 하나이지만, 과거에는 안동의 호계서원, 예안의 도산서원이 지역을 대표하며 나름 역할과 위상이 나뉘어져 있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안동 대표서원인 호계서원을 예안권인 도산면으로 옮기는 것은 역사성에도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경북청년유도회 한 관계자는 "국학진흥원에 교육관이 필요하다면 자체적으로 지으면 되지 유서 깊은 호계서원을 멋대로 가져가겠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반면 김병일 국학진흥원장은 "복설 부지를 변경한 것은 복설추진위가 결정한 사안으로, 진흥원 부지에 서원이 들어서면 교육시설로 활용하는 것은 물론 제향과 주요인사 유숙체험 등 한층 격조 높은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반박했다.

이임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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