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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니 '동성애 반대' 큰딸 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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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니 '동성애 반대' 큰딸 편들었다

입력
2013.11.19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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딕 체니 전 미국 부통령이 동성결혼 문제로 대립하던 큰 딸과 동성애자인 둘째 딸 사이에서 고민하다 결국 큰 딸 편을 들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체니 전 부통령과 부인 린은 이날 큰 딸 리즈(47)를 옹호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내고 "레즈비언 여동생과 그녀의 배우자가 서로 사랑하는 건 가능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우리가 그들의 결혼관을 기꺼이 받아 들이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체니 부부는 이어 "리즈는 항상 전통적인 결혼관을 믿고 유지해왔으며 여동생과 그의 가족들을 사랑으로 대했다"며 "근본적인 문제를 놓고 의견이 다른 상황에서도 연민은 필요하지만 리즈의 친절함이 그녀의 의견을 왜곡하는 데 이용돼서는 안 된다"며 동성결혼 반대론자인 리즈를 감쌌다.

오랜 세월 동성결혼 문제에 대해 침묵해오던 체니 부부가 이를 깨고 나선 건 내년 와이오밍주 연방 상원의원 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후보 경선에 나선 리즈를 정치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NYT는 분석했다. 리즈가 공개적으로 동성결혼 반대입장을 밝히자 여동생 메리(44)가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리즈의 생각이 완전히 잘못됐다"고 비난하며 집안싸움으로 번진 상황이다. 지난해 9월 헤더 포와 결혼한 메리는 NYT에 "올 여름부터 언니와 말을 하지 않고 있다"며 "언니가 결혼에 대한 생각을 바꾸지 않으면 화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체니 전 부통령이 리즈의 선거자금을 모으고 있는 만큼 아버지 입장에서 큰 딸의 정치적 성공을 위해 서둘러 진화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하지만 이는 과거 동성결혼을 지지해온 체니 전 부통령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체니 집안의 이런 괴로운 싸움이 현재 공화당내에서 동성결혼 문제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변화와 분열 양상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공화당은 과거 동성결혼을 반대하는 보수성향 유권자들의 의견을 대변했지만 최근 들어선 젊은 지지층을 중심으로 변화가 생기자 당 내부에서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3월 WP와 abc뉴스의 공동설문 조사결과, 공화당 지지자 가운데 34%가 동성결혼을 법적으로 허용해야 한다는 데 찬성해 2009년 같은 조사(22%) 보다 크게 높아진 상황이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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