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 김수근 작품인 서울 종로구 원서동 '공간' 사옥이 등록문화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청은 이를 위해 25~29일 현지 조사한 뒤, 다음달 10일 문화재위원회 근대문화재분과 회의에서 문화재 등록을 위한 심의를 할 예정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19일 "공간 사옥을 구성하는 여러 건물 중에서도 1971~1977년 김수근이 설계한 옛 사옥(224.56㎡)을 등록문화재로 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장세양 설계인 신 사옥(95.49㎡ㆍ1997년)과 이상림 작품인 신식 한옥(36.2㎡ㆍ2002년)은 등록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말했다.
현행 문화재보호법 시행 규칙에 따르면, 등록문화재는 지정문화재가 아닌 문화재 중 건설ㆍ제작ㆍ형성된 후 50년 이상이 지난 것이 대상이다. 단 50년이 안 된 것이라도 긴급한 보호 조치가 필요하면 등록문화재로 등록할 수 있다. 문화재청은 김수근의 공간 사옥이 지은 지 42년밖에 되지 않지만 바로 이 조항을 적용해 등록문화재로 등록할 방침이다.
하지만 문화재로 등록된다고 해서 이것이 해당 문화재가 파괴나 인위적인 훼손에서 방어벽이 된다는 뜻은 아니다. 문화재보호법에 의하면 등록문화재 외관을 변경하려는 사람은 변경하려는 날로부터 30일 전까지 관할 특별자치도지사, 시장ㆍ군수 또는 구청장에게 신고하면 된다.
공간 사옥은 21일 공매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18일 박찬욱 영화감독과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등 문화예술계 인사 110여 명이 기자회견을 통해 공간 사옥의 등록문화재로 지정해 줄 것을 요구한 바 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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