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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술인의 시간] <46> 3대 이상 잘먹고 잘사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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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술인의 시간] <46> 3대 이상 잘먹고 잘사는 방법

입력
2013.11.19 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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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학에서는 오행이 골고루 잘 갖추어진 사주를 좋게 보는 편이다. 이를테면 목(木) 20%, 화(火) 20%, 토(土) 20%, 금(金) 20%, 수(水) 20% 이면 가장 이상적인 경우라 할 수 있겠는데 안타깝게도 현실에서 이런 사주는 찾아 보기가 불가능하고 보통은 오행 중에 반드시 하나는 부족하거나 과다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간혹, 사주상에서 오행이 비교적 잘 분포된 경우를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사주를 타고난 사람은 대체로 귀격(貴格)인 경우가 많다. 우선 사주가 귀격(貴格)이 되면 풍파가 크지 않으니 큰 고생을 모르고 살아가게 되며 의식주 또한 부족함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단점도 있는데 항상 편안한 삶이 이어지다 보니 오히려 현실생활에서 큰 기쁨을 누리지 못하고 지루함만이 가득한 경우도 많다. 항상 생활고에 힘들어하는 일반 서민들이 볼 때 그 무슨 배부른 소리인가 하겠지만 실상 이러한 삶을 살아가는 당사자 입장에서는 변화없는 하루하루가 마냥 지루할 뿐이다

즉, 슬픔과 어려움을 경험해 봐야 기쁨이라는 감정을 정확히 체감하게 되는데 생활이 항상 똑같고 삶에서 극적인 상황도 거의 나타나지 않다 보니 막상 기쁨이 오더라도 그때는 무덤덤해지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는 대게 부유한 집 자녀들에게서 많이 볼 수 있는데 본인 노력에 비해 그 결과는 항상 더 좋게 나타난다. 그러다 보니 게으른 경우도 많아 조금만 더 노력하면 잘 될 것을 알고 있는 부모 입장에서는 속이 터진다.

만약, 다행스럽게 관운(官運)이 따라 준다면 사회적으로도 발전될 여지가 상당히 많다. 하지만 필자가 감명해보니 대체로 이러한 사주는 관운이 따라주지 못하는 사례가 더 많았다. 이 경우 관운은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되는데 비록 부자로 살아도 관운이 따라주지 못하면 직장운은 물론이요, 사회적 명예와 관련된 분야에서는 거의 빛을 보지 못한다고 봐야한다.

어떤 분의 경우, 좋은 부모님 아래에서 아무런 부족함 없이 편안하게 생활하고 있으며 학벌도 남부럽지 않은 수준이기는 하나 중년 이후 관운이 내리막 길이라, 하는 사업마다 3년을 넘기지 못하고 접어야만 했다. 결국, 아내와 같이 해외 여행이나 하면서 매일매일 시간 보내는 삶을 살고 있는데 남들 보기에는 부자집 아들이 여유있게 여행하는 것이라 부러워 할 수 있겠으나 그 부모님이나 당사자 입장에서는 그다지 편안하지만은 않다.

"여행도 하루 이틀이고 골프도 하루 이틀이지 매일 이런 생활을 하니 정말 사는 게 아니예요. 일을 해서 성취감도 얻고 내 개인 위상도 올리고 싶은데 막상 잘 안되네요" 라고 하는 그들의 하소연을 듣고 있자면 배부른 넋두리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심각한 고민이다.

그리고, 위 경우까지는 아니겠지만 초년은 어려운 생활을 했으나 현재 의식주가 풍부한 삶을 10년 이상 지속하고 있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예전 그 시절을 잊지 않는다. 하지만, 20년이 넘어가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진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원래부터 고귀한 사람이요, 부자요, 사회적 저명인사요, 어느 조직에서나 가장 중요한 리더 라고 생각하게 된다. 즉, 돈과 권력이 있다 보니 주변 사람들이 나를 떠받들어 주기에 점차 예전의 나를 잊게 되는 것이다.

물론, 초심을 잊지 않고 겸손히 검소하게 살아가는 사례도 볼 수 있으나 실상은 거의 그런 경우를 찾아보기 어렵다.

지금 본 칼럼을 읽고 있는 독자분 중에 내가 위 후자에 해당되는 경우인지 모호한 경우라고 생각된다면 아래 3가지 항목을 확인해 보시길 바란다.

1. 자식이 결혼하겠다면서 사위(며느리) 감을 데리고 왔는데 그 쪽 집안이 나의 사회적 위상과 비교해서 너무 낮은 사람들이고 사위(며느리) 감도 내 기대치 이하이다.

2. 기부나 사회봉사 활동을 할 때 다른 사람들이 내게 어떤 이미지를 가지게 될런지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진다.

3. 다소 부정한 재산이고 부정한 방법이기는 하나 어떤 식이건 자식에게 물려줄 것을 생각하니 흐뭇하다.

이 외에도 여러 항목들이 있겠으나 위 항목에서 2가지 이상의 경우에 해당된다면 '나는 예전의 초심을 잃었다' 라고 봐도 되겠다.

몸이 아픈 경우 누구나 건강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조심하게 된다. 하지만, 건강을 되찾게 되어 세월이 흘러가면 의사나 병원이나 약에 대해서는 점차 관심이 멀어지게 되고 나와는 무관한 사안으로 받아 들이게 된다.

이와 같이, 우리 삶의 운 역시 그러하다. 운이 좋지 않은 시기에는 현실의 고통과 함께 여러가지 교훈을 많이 얻게 되고 향후에 나의 삶이 나아지게 되면 이 시기의 교훈을 잊지 않겠다고 다짐도 하게 된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가면 누구나 그 시기의 나를 잊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그것이 꼭 나쁘다는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후손대까지 지금의 복(福)이 이어지기를 원한다면 인식의 전환은 반드시 필요하다.

위 항목에 빗대어 인식의 전환을 말씀 드리자면,

1. 자식이 사위(며느리)감을 데리고 왔는데 비록 그쪽 집안이나 모든 것이 내 기대치 이하이기는 하나 서로가 깊이 사랑하고 있고, 심성이 건전하면서 착하고, 예의바르며, 비록 지금은 부유하지 않으나 경제 관념이 철두철미하면서 검소하고, 그쪽 집안 부모님들도 예의가 바르고, 심성이 착한 사람들이니 무조건 그 결혼을 부정적으로만 보아서는 안되고

2. 내가 믿는 종교를 넘어 타 종교단체나 비 종교단체에서 운영하는 기부행사에 소리소문 없이 익명으로 참여하기도 하고

3. 나는 부자이기는 하나 일부 부정한 재산이 축적되어 있으니 내 자식만큼은 나와는 다른 길을 걸어가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합법적인 방법을 찾고, 자식에게 물질적인 유산보다는 정신적으로 풍요로움을 줄 수 있는 여러 방법들을 고민해 보는 것이 어떨까 한다.

이 칼럼을 보고 있는 부자들께서는 "내가 이 자리에 어떻게 왔는데 당신이 내 입장이 되면 그렇게 할 수 있겠어?" 라고 하시겠지만 3대 이상 자손들이 잘되는 집안의 사례들을 살펴보면 반드시 참조할 만한 내용들인지라 말씀 드리는 바이다.

손님에게는 일반 쌀밥을 내어오고, 자신은 자연식 오곡밥에 성대한 찬을 차린 후 함께 식사하며 생색냈다는 어느 사회 지도층의 사례를 보고 나는 저렇게는 손님 대접하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을 했다면 아직은 희망은 있다.

역술인 부경(赴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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