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사고로 악명 놓은 러시아에서 17일 오후(현지시간) 국내선 여객기가 착륙 도중 추락해 50명이 사망했다.
러시아 중부 타타르스탄 자치공화국 재난당국은 "타타르스탄 항공사 소속 보잉 737-500 여객기가 카잔국제공항에 착륙을 시도하다 활주로와 충돌해 폭발했다"며 "탑승객 전원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모스크바 도모데도보 공항을 이륙한 사고 여객기는 승객 44명과 승무원 6명 등 50명을 태우고 있었다.
사망자 중에는 타타르스탄 자치공화국 대통령 루스탐 민니하노프의 아들인 이렉 민니하노프와 연방보안국(FSB) 타타르스탄 공화국 지부장 알렉산드르 안토노프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항공청은 사고기가 첫 착륙에 실패한 뒤 두번째 착륙을 시도하기 위해 이륙하던 중 지상 구조물에 부딪쳐 기체가 손상됐고 이후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재난당국은 조종사 실수와 기술적 결함 등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에 착수했다. 테러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희생자 유족에게 조의를 표한 뒤 사고원인조사위원회 설치를 지시했다고 이타르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러시아에선 최근 수년 간 크고 작은 항공기 사고가 잇따랐다. 지난해 12월 레드윙스 항공사 소속 투폴레프 여객기가 모스크바 남쪽 브누코보 공항 착륙 도중 활주로를 이탈, 고속도로 경사면과 충돌하면서 5명이 숨졌다. 2011년에는 중부 도시 야로슬라블에서 조종사 실수로 여객기가 추락해 프로하키팀 선수를 포함, 44명이 숨지기도 했다. BBC는 "소형 항공사의 사고가 잦은 러시아는 항공 안전이 세계에서 가장 취약한 나라라는 오명을 얻었다"고 지적했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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