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새마을금고 통장 발급 절차 강화

대출로 날려도 호소할 곳 없어우체국과 새마을금고에서 통장을 발급받는 일이 까다로워진다. 늘어나는 대포통장 탓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신규 통장 발급이 지나치게 간편해 대포통장 등 여러 가지 금융사기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통장 발급 절차를 강화하도록 지도할 계획이다. 아울러 감독 사각지대에 놓인 새마을금고와 우체국을 통한 대포통장 발급 대책도 마련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다른 나라에 비해 여전히 통장 발급이 쉬운 게 사실"이라며 "한 달에 두 번 이상 통장을 발급할 경우 별도 심사를 하는 등의 보완 대책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대포통장은 불법으로 매입하거나 계좌 주인을 속이는 수법으로 가로챈 예금통장으로 대출사기 등 각종 금융범죄에 이용되고 있다. 금감원은 은행에서는 대포통장이 많이 줄어든 반면, 안전행정부 담당인 새마을금고와 미래창조과학부 담당인 우체국을 이용한 대포통장이 급증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시중은행은 의심거래자에겐 금융거래목적 확인서를 받는 등 상대적으로 까다로운 절차를 두고 있지만 새마을금고와 우체국은 금융당국의 규제가 미치지 못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새마을금고, 우체국 계좌의 대포통장 이용 추이를 점검하고, 부처간 상호협의회에서 심각성을 제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