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기업이 미국 월가의 금융회사들을 상대로, 환율조작 혐의로 미국 뉴욕에서 집단소송을 냈다. 이번 집단소송은 세계금융위기 당시 논란이 됐던 파생금융상품 '키코(KIKO)' 피해기업들의 개별소송에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17일(현시 시간) 미국 뉴욕에 위치한 법무법인 김앤배(Kim&Bae)에 따르면 국내 전자부품제조 기업 심텍이 바클레이스은행, 씨티그룹, JP모건체이스 등을 상대로 뉴욕주 남부지방법원에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원고측 주장에 따르면 이들 금융회사들은 '더 밴디트 클럽', '더 카르텔' 등으로 알려진 인터넷 채팅룸을 이용해 국제 외환시장 기준환율에 개입, 한국기업에 손실을 끼쳤다. 이 같은 의혹이 사실이라면 이들 금융회사들은 담합을 금지하는 미국 연방법 셔먼법과 뉴욕주 상법 등을 위반한 것이 된다. 현재 미국 영국 스위스 홍콩 등 각국 사법당국은 이들 은행의 공모 의혹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는 중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소송이 지난 7월 심텍 상보 부전 등 국내기업들이 씨티은행 본사 등을 상대로 낸 키코 관련 소송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정식 키코 피해대책위원회 사무총장은 "이들 은행의 환율조작 공모가 사실이라면 키코 가입사들에게 피해를 끼쳐 자사의 이익을 취한 것이 돼 향후 키코 판결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희기자 jxp93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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