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철 IBK기업은행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용병에 대한 지나친 비중보다 기존 토종 선수들에 대한 비중을 높이겠다"고 공언했다.
'디펜딩 챔피언' 기업은행이 카리나(28)-김희진(22)-박정아(20)로 이어지는 막강 삼각편대의 화력에 힘입어 시즌 초반 유일하게 4연승(승점 10)으로 단독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기업은행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카리나의 팀 내 공격 점유율이 30%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자부의 경우 용병에 대한 공격 점유율이 최소 40% 이상이 된다. 흥국생명 바실레바의 경우 무려 52.1%에 달한다. 현대건설의 바샤(44.2%), KGC인삼공사의 조이스(41.3%)가 뒤를 잇고 있다.
반면 기업은행의 경우 카리나(30.8%), 김희진(25.9%), 박정아(23.6%)가 비교적 고른 볼 배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정철 감독은 18일 "애초에 카리나의 경우 대형 공격수라 데려온 것은 아니었다"면서 "용병의 경우 팀이 위기에 몰렸을 때 해결해줄 수 있는 클러치 능력만 있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카리나는 고른 볼 배분에 힘입어 다른 용병들과 달리 체력적 부담이 적은 편이다. 약점으로 꼽혔던 서브도 플랫 서브에서 스파이크 서브로 바꾸면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주고 있다. 그는 오픈 1위(공격 성공률 43.97%), 서브 1위(0.706점), 득점 2위(108점), 공격 종합 2위(48%)에 올라있다.
기업은행은 최근 2경기에서 모두 풀세트 접전 끝에 승리를 거두었다. 좋은 경기를 펼치다가 갑자기 리듬이 무너져 5세트까지 가면서 힘든 경기를 펼쳐야 했다. 특히 레프트 리시브 라인에서 불안감을 노출했다.
기업은행은 올 시즌부터 윤혜숙(흥국생명)이 나간 자리를 채선아(21)와 신연경(19)이 돌아가면서 메우고 있다. 채선아가 여자부 리시브 2위(세트당 3.25개)에 오르며 잘 해주고 있지만 이 감독의 성에 차지는 않는다. 이정철 감독은 "선아와 연경이가 좀 더 자신 있게 플레이를 할 필요가 있다. '내가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독려했다.
이정철 감독은 "지난 시즌 정상에 오르면서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자신감이 많이 상승했다"면서 "우승의 달콤함을 맛봤기 때문에 다시 내려오고 싶지 않다. 도전자의 입장으로 더 철저하게 부족한 부분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재상기자 alexe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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