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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열의 볼링그린 다이어리 <35>프로야구 감독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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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열의 볼링그린 다이어리 <35>프로야구 감독이란

입력
2013.11.18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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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미국 애리조나 교육리그 마지막 게임을 마친 후 젊은 NC 다이노스 선수들을 모두 한자리 모아놓고 김경문 감독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감독이 여러분들에게 기회를 못 준 것에 대해서는 나를 원망해라. 하지만 내가 여러분들을 찾을 수 밖에 없도록 만들어라. 즉 나만의 장점을 만들어서 감독이 게임에 기용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것이 바로 여러분의 몫이다.”

이 몇 마디에서 감독님의 고뇌와 책임이 느껴졌다. 그렇다면 과연 프로야구 감독이란 어떤 직업인가? 한국에서 프로야구 감독이란 꿈의 직업이자 선망의 대상이다. 하지만 프로야구 감독은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 직업이다. 어느 위치든 최종 결정을 해야 하는 자리는 항상 외롭고 힘들다고 한다. 특히 프로야구 감독이란 매 순간마다 결정을 해야 하며, 결과가 곧바로 드러나기 때문에 결정에 대한 부담으로 언제나 긴장하고 있다고 한다. 감독이 갖추어야 할 여러 가지 덕목이 있지만, 오늘은 그 중에서 선수 기용에 대한 부분을 이야기하고 싶다. 프로야구는 한 시즌에 100게임 이상을 소화해야 하며 많은 선수가 필요하다. 그래서 모든 선수들에 대한 장단점을 파악해서 가장 적합한 선수를 주전으로 기용해야 한다. 또 주전이 아니더라도 요소요소에 짧지만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할 선수들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즌 전에 미리 생각하고 준비해서 부상이나, 컨디션 저하 시에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현명한 지도자의 능력 중에 하나라고 한다. 하지만 주전 경쟁에서 소외된 그룹에서는 불만이 나올 수 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때문에 이러한 상황을 현명하게 해결해서 주전 선수들에게는 항상 긴장감을 불어넣으며, 백업 선수들에게는 주전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주어 경쟁관계를 만드는 것이 선수단 전체의 기량을 향상 시키는 원동력이 된다.

그래서 선택과 집중이라는 두 가지의 조건을 매 상황마다 적절하게 맞추는 것이 좋은 성적으로 연결되는 것 같다. 결국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으며 균형을 맞추어야 하는데 그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이며 그래서 필요한 것이 중용이라고 생각한다.

유교에서 사서라 하면 대학, 논어, 맹자, 그리고 중용이다. 그리고 보통 중용을 제일 나중에 읽는다고 한다. 이유는 그 만큼 중용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한다. 중용은 원래 ‘예기 [禮記]’라는 책에 있었으나 내용이 중요하기 때문에 주자에 의해서 따로 분리되어 책으로 나왔다고 한다. 중용의 ‘중’은 한쪽으로 치우치지도 아니하고, 넘치지도 않으며 부족하지도 않은 것이다. ‘용’은 언제나 중(中)을 지키는 역동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중용이라고 하는 것은 명사가 아니고 동사로서 단순하게 중간을 지키는 것이 아니고 때와 상황에 맞게 역동적으로 움직여야 하며 상황상황마다 끈임 없이 기울어짐 없이 움직인다는 것이다. (박재희 교수) 박 교수에 의하면 중용은 하루도 실천하기 힘들다고 한다. 그 만큼 살아가면서 중용을 지키는 것은 어렵다는 것이며 더군다나 감독의 자리에서 매 상황마다 흔들리지 않으며 냉정하게 판단하기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감독의 자리란 아무나 할 수 없는 특별한 위치다. 그렇기 때문에 때로는 칼날 같은 결정이 필요하며 때로는 참기 어려울 만큼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할 때도 있을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중용은 가장 큰 힘과 용기를 줄 것이다.

감독을 표현하는 용어를 보면 지장, 명장, 맹장, 등이 있지만 최고의 감독은 복(福)장 이라고 한다. 야구는 결코 감독 혼자서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복이 많은 감독이 최고 라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복이 찾아 들어 올 수 있게 만들어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중용의 자세로 선수단을 이끄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볼링그린 하이스쿨 코치ㆍ전 LG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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