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가 국내 순수 전기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그 첫 번째 야심작은 ‘SM3 Z.E.’다. SM3 Z.E.는 르노삼성이 총 개발비 1,500억원, 개발기간 2년 8개월에 거쳐 개발한 국내 최초 준중형급 순수 전기자동차다. 차량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Zero-Emission, 즉 이산화탄소 배출이 전혀 없다.
르노삼성은 중중형급의 SM3 Z.E.를 택시, 렌터카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에 적용해 국내 전기차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지난 12일 제주도 서귀포 일대에서 약 100km 구간에서 ‘SM3 Z.E.’의 주행 성능과 주요 특징을 살펴봤다.
●디자인은?
외부 디자인 변화는 크지 않다. 기존 SM3의 DNA를 그대로 계승했다. 전면 그릴과 리어 램프가 변한 정도다.
차체는 조금 커졌다. 기존 SM3(4,620mm) 대비 130㎜ 늘어났다. 덕분에 뒷좌석에 앉아도 불편하지 않다. 단 트렁크는 좁아졌다. 전기차에 필수 요소인 배터리가 트렁크 쪽으로 위치하면서 공간이 반으로 줄었다. 골프백이 간신히 들어갈 정도다.
실내는 계기판의 변화가 가장 눈에 띤다. 계기판 중앙에는 차량의 속도와 배터리 잔량을, 우측에는 주행가능 거리, 각종 트립 정보 등의 내용이 표시됐다. 좌측에는 ‘에코 미터’라고 해서 순간 에너지 소비 및 재충전 상황을 보여줬다.
●주행성능은?
본격적인 주행을 위해 운전석에 앉았다. 시동버튼을 눌렀지만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는다. 계기판에 ‘GO’라는 표시가 나오지 않으면 시동이 걸렸는지 알 수 없다. 이런 부분은 정숙성이라는 장점으로 다가올 수도 있지만 보행자의 안전에서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이에 대해 르노삼성 관계자는 시속 30km 구간까진 인위적인 엔진 소리를 만들어 넣어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소리가 너무 작아 보행자 안전에 큰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조용한 차체와 달리 가속성능은 폭발적이다. 무엇보다 초반가속이 상당히 뛰어나다. 전기차의 특성상 초반부터 23kgㆍm의 최대 토크를 모두 사용하는 만큼 치고 나가는 힘이 뛰어났다.
이어진 직선 도로에서는 가속페달을 힘껏 밟으니 시속 130km까지 금새 도달했다. 탄력을 받으면 그 이상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SM3 Z.E.는 최대모터파워 70kW(95마력)에 226Nm(23㎏ㆍ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최고속도는 135㎞다.
승차감도 만족스럽다. 고속 주행에도 정숙함이 이어졌다. 제주도의 강한 바람 탓에 자체가 조금 흔들리긴 했지만, 여타 가솔린 엔진 차량과 비교해 봤을 때 불편함이 없다.
SM3 Z.E.는 시동 켤 때와 마찬가지로 시동을 끌 때도 주의해야 한다. 진동이나 소음이 없기 때문에 시동을 끄지 않고 하차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주행가능 거리와 충전시간은?
SM3 Z.E.는 배터리를 100% 충전했을 경우 135km 주행 가능하다. 이는 주행 환경과 운전자의 주행 스타일에 따라 달라 질 수 있다. 기자가 시승해 본 결과 120km 주행이 가능했다. 시승 운전의 특성상 급제동과 급가속을 반복한 걸 감안하면 괜찮은 수준이다.
충전방식은 다양하다. SM3 Z.E.는 르노그룹의 특허기술인 카멜레온 충전 시스템을 적용해 하나의 충전 인렛으로 완속충전 및 급속충전이 모두 가능하다. 완속충전의 경우 교류 7kW급 충전기(가정이나 사무실용)를 사용해 3~4시간 이내 완충할 수 있다. 반면 급속 충전은 교류 43kW급 충전기(공공 인프라용)를 사용, 30분만에 80% 충전이 가능하다. 가장 빠른 충전 방법은 ‘퀵드랍(배터리 교환 설비)’을 통한 배터리 교체다. 퀵드랍 방식을 사용하면 최소 5분에서 최대 10분이면 충전이 완료된 배터리로 교환이 가능하다. 하지만 퀵드랍 방식은 고가의 비용이 필요하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가격은?
SM3 Z.E. 판매가격은 기본사양인 SE 플러스가 4,200만원대, 고급사양인 RE가 4,300만원대다. 하지만 실제 구매가는 환경부 보조금 1,500만원과 각 지자체의 별도 보조금의 추가 지원을 받게 되면 더욱 낮아진다. 이번에 보급 사업 신청 접수를 마감한 제주특별자치도의 경우, 환경부 보조금 1,500만원에 지자체 보조금 800만원이 더해지면 동급 가솔린 차량과 동일한 1,900만원대에 SM3 Z.E. 구입이 가능하다. 여기에 800만원 상당의 완속 충전기까지 지원된다. 동급 가솔린 대비 연료비 6분의 1 수준으로 유지비 또한 저렴하다.
서귀포=안민구기자
●SM3 Z.E. 제원표
SM3 Z.E. 전장(mm) 4,750 전폭(mm) 1,810 전고(mm) 1,460 축거(mm) 2,700 윤거 전/후(mm) 1,535/1,555 모터형식 교류 동기식 모터 모터 최고출력(kW) 70 모터 최대토크(Nm) 226 배터리 형식 리튬 이온 배터리 정격전압(전류용량) 360V(74Ah) 1회충전가능거리 135km 최고속도 135km/h 에너지소비효율 4.4km/kWh(도심 4.8km/kWh, 고속도로 4.0km/kWh)
한국스포츠 서귀포=안민구기자 amg@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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