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장광고로 인한 재산상 피해를 호소하며 분양 건설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2월18일13면 보도)을 낸 인천 영종하늘도시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이 소송이 장기화 할 경우 자칫 보상가보다 더 많은 지연이자를 부담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항소를 적극 권유한 로펌들 만 이득을 챙긴다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17일 영종하늘도시 총연합회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라비발디 등 영종하늘도시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이 우미 신명 동보 한라 현대 한양 등 6개 건설사를 상대로 낸 분양계약 취소 및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현재 항소심 계류 중이다. 1심 재판부가 제3연륙교 건설 등에 대해 허위·과장 광고 했음을 인정해 분양대금의 5~12%를 배상하라고 판결했지만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은 이에 불복해 항소를 제기했다.
입주예정자들은 국토교통부와 인천시, 한국토지주택공사, 인천도시공사 등을 상대로도 책임을 묻는 소송도 제기해 1심 판결이 나오길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소송이 장기화할 경우 입주예정자들의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월 소송 때 과장광고 등을 인정해 12%의 배상을 판결한 법원이 8월 소송 때는 정신적 피해보상만 인정해 5% 배상 판결을 내렸고 최근 유사 재판에서도 비슷한 판결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로펌들은 주민들이 요구하는 35% 수준의 배상을 이끌어낼 수 있다며 주민들에 항소를 적극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 건설사 관계자는 "8월 소송 때 재판부가 연체이자는 배상에 포함시키지 않았다"면서 "중도금과 잔금을 치르지 않고 소송에 참여한 경우 미납에 따른 연 14~16%의 지연이자와 은행 대출이자 등이 쌓이면 배상금보다 커지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영종하늘도시 소송에 참여한 로펌 4, 5곳은 30만~40만원의 1·2심 사건 수임료와 배상금의 5~7%를 받는 성공 보수를 합해 100억원을 넘게 벌어들였을 것으로 건설업계는 추정했다.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은 패소에 따른 배상금 부담 등을 우려하는 건설사들이 로펌들의 수익을 과장해 주민들을 분열시키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영종하늘도시 총연합회의 한 관계자는 "이 번 소송은 집값 하락 등 피해를 본 입주예정자들을 위한 소송이지 로펌들을 위한 소송이 아니다"라며 "건설사가 주장하는 연체이자도 과장된 것으로 미비한 자료를 보완하면 사기분양임이 인정돼 계약해지까지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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