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랑비가 내리던 지난 2일 경기 오산시 오산천 주변에 300여명의 사람들이 모였다. 우의를 갖춰 입은 이들은 2인 1조로 길을 걷기 시작했다. 무리 중에는 부축을 받으며 걷거나 휠체어를 타고 이동하는 이들이 섞여 있었다. 코오롱그룹의 사회봉사활동 '삼남길' 트래킹에 참석한 장애인들이었다.
삼남길 트래킹은 코오롱사회봉사단의 행사 중 하나로, 저소득가정 아동들과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과 함께 손잡고 걷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 코오롱사회봉사단은 코오롱스포츠 로드플래너 손성일 대장과 함께 '걷기 좋은 길'을 목표로 전남 해남에서 서울까지 500㎞에 달하는 길을 개척하고 있는 중이다. 이번 삼남길 트레킹 행사는 이 중 경기 8구간에 해당하는 오산시 오나리길에서 열렸다.
이 구간은 장애인이나 노약자 등 교통약자들을 위해 조성한 것으로, 길이 평탄하고 화장실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휠체어, 유모차로도 이동이 가능한 길이다. 코오롱사회봉사단은 이 구간에 '누구나길'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장애인 150여명과 코오롱 임직원 및 자원봉사단 150여명은 링 던지기, 만보기 흔들기, 캐릭터와 인증샷 찍기, 보물찾기 등 총 4가지 미션을 수행하며 왕복 5.5km 거리를 이동했다. 처음에는 어색함이 감돌던 참가자들의 얼굴이 미션 수행을 완료해나가며 환한 미소로 바뀌었다. 문인배 코오롱윤리경영실 차장은 "평소 장애인들을 도와줄 기회가 없어서 아쉬웠는데 삼남길 트래킹 행사를 통해 장애인들과 함께 하루를 보낼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이날 컴퓨터 냉장고 캠코더 등 풍성한 선물을 품에 앉고 집으로 돌아갔다.
코오롱그룹은 지난해 그룹 차원의 사회봉사활동(CSR)사무국을 정식으로 발족하고 임직원들이 직접 참여하는 코오롱사회봉사단을 창단했다. 그 동안 계열사별로 따로 진행되던 사회공헌활동을 통합해 보다 체계적이고 유기적인 활동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코오롱사회봉사단은 '꿈을 향한 디딤돌, Dream Partners'를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있는데 '어린이들의 꿈을 만들어가는 동반자가 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지난해 1만149명의 임직원들이 봉사에 참가했으며, 올해도 전국 44개의 사회복지기관에서 코오롱사회봉사단의 활동이 지속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올 1월에는 과천 코오롱타워에서 저소득층 초등학생 및 중학생들을 위해 신학기 용품 세트를 만들어 전달하는 '드림팩 기부천사 캠페인'이 열렸다. 이 행사는 코오롱사회봉사단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이날 준비된 드림팩은 전국 44개 기관 1,260명의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순차적으로 전달됐다.
코오롱사회봉사단은 올 초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찾아 희망나눔성금 3억원을 전달하기도 했는데, 이 성금 중 절반은 공동모금회와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함께 추진하고 있는 '경제계 공동 보육지원사업'에 지정 기탁하기로 했다. 저소득층 취업모의 양육여건 개선을 적극 지원하고 미래세대에 대한 투자를 통해 성장잠재력을 확충하겠다는 경제계의 의지에 적극 동참한 것이다. 코오롱 이웅열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경제 위기에 대한 우려가 큰 요즘 이웃들이 느끼는 어려움은 더욱 클 것"이라며 "이럴 때 일수록 나눔 경영을 통한 기업들의 사회적 책임 이행을 성실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린이들의 꿈과 희망을 키워주기 위해 설립한 '꽃과 어린왕자'를 통해서는 저소득층 초등학생들을 지원하는 '코오롱 어린이 드림캠프'를 실시하고 있다. 올해에는 지난 2월 20일~21일 1박 2일간 경기 용인시에 위치한 코오롱인재개발센터에서 '제9회 코오롱어린이드림캠프'를 열고 총 29명의 장학생을 선발해 각 510만원씩의 장학금 지원을 약속했다. 이와 함께 자원과 에너지의 소중함을 아이들에게 일깨워주는 '찾아가는 에너지학교-에코 롱롱'을 운영하고 있는데 초등학교로 직접 찾아가 진행하는 프로그램 방식 덕분에 상반기 내내 초등학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또 5월 넷째 주에는 일주일간 드림 파트너스 위크(Dream Partners Week) 행사를 열어 그룹 임직원들이 지역사회 문제에 동참하고 봉사와 나눔을 통해 이웃과 함께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해당기간 총 83건의 다양한 봉사활동에 1,042여명의 임직원들이 참여했다.
이 밖에도 코오롱그룹은 임직원 부인들로 구성된 코오롱가족 사회봉사단을 별도로 운영하며 봉사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지역사회와 기업이 문화를 통해 하나 되는 메세나 활동인 '코오롱 여름문화축제'와 상설 미술전시 공간인 'Space K' 운영 등을 통해서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 해오고 있다.
박주희기자 jxp93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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