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하게도 미국인 대부분은 ‘영어 문법’을 어렵고 복잡한 것으로 여긴다. 심지어 영문학 교수 입에서도 ‘I don’t know English grammar’라고 말할 정도다. 영어 문법이 고대 라틴어의 근간을 베낀 것이고 식자층만이 라틴어를 사용한 까닭이다. ‘당신이 철학자 니체의 이름을 구글 검색 없이 철자를 알면 쿠키를 상으로 받을 자격이 있다’(If you can spell Nietzsche without Google, you deserve a cookie)고도 한다.
따라서 유명인이 문법을 보는 견해도 그들의 어록에 잘 나타나 있다. 헝가리 왕 Emperor Sigismund는 ‘나는 황제이고 문법 위에 군림한다’(I am the Roman Emperor, and am above grammar)고 했는데 왕쯤 돼야 문법을 신경 쓰지 않는다는 말은 보통 사람은 문법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다는 역설이기도 하다. 영국의 Richard Chenevix Trench 주교는 ‘문법은 논리가 이성의 문법인 것처럼 언어의 논리다’(Grammar is the logic of speech, even as logic is the grammar of reason)라고 말했다. 어느 철학자는 ‘좋은 철학의 절반은 좋은 어법에서 나온다’(Half of good philosophy is good grammar)고 말했고 ‘과학의 문법이 통계’(Statistics is the grammar of science)라는 말을 참고한다면 문법은 말의 틀과 기준으로서 매우 중요한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미국 시인 Edgar Allan Poe는 ‘남자의 문법은 시저 황제의 부인처럼 순수할 뿐만 아니라 불순의 의심을 받지 않아야 한다’(A man’s grammar, like Caesar’s wife, should not only be pure, but above suspicion of impurity)고 말했다. 프랑스 사상가 몽테뉴(Michel de Montaigne)도 ‘세계 혼돈의 큰 이유는 문법 때문에 발생한다’(The greater part of the world’s troubles are due to questions of grammar)고 진단했다. 영국 수상 처칠은 자신의 비서가 관계사와 전치사 위치를 잘못 사용하자 이를 문장에 담아 질책했는데 이것이 그 유명한 ‘This is the type of arrant pedantry up with which I will not put’(이런 식의 엉터리 표현은 참을 수 없다)이라는 문장이다. 그러나 문법에 집착하는 것을 비난하는 예도 있는데 작가 E. B. White는 ‘글 쓰기는 진정성의 문제지 문법의 묘기가 아니다’(Writing is an act of faith, not a trick of grammar)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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