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영섭 문화재청장이 취임 8개월 만에 전격 경질됐다. 이에 따라 변 청장은 7명의 역대 문화재청장 가운데 재임 7개월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영전한 최광식 장관에 이어 두 번째로 짧은 재임 기간을 기록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15일 "청와대는 숭례문 부실 복구 등 문화재 보수작업 관리부실 등의 책임을 물어 변 청장을 경질키로 하고 본인에게 통보했다"고 밝혔다.
변 청장은 얼마 전 국보 1호 숭례문의 복구 부실 논란이 불거졌을 때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하다가 논란을 증폭시켰다는 비판을 받아 왔고, 지난 달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급기야 지난 11일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나서 숭례문 부실 복구 등 문화재 보수사업에 대한 부실 논란을 철저히 조사하고 책임 소재를 엄중히 묻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특히 변 청장은 일련의 논란과정에서 문화체육관광부나 국무총리실 등과 번번히 대립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청와대는 변 청장으로는 산적한 현안을 풀기가 힘들다고 판단해 경질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변 청장은 공직을 한 번도 맡아본 적이 없는 학자 출신이지만 지난 10여 년 동안 울산 반구대 암각화 보존 운동에 투신한 인연으로 발탁됐다. 반구대 암각화 보호에 남다른 열정을 보여 '반구대 청장'이라고 불렸다. 하지만 취임 직후 반구대 암각화를 인근 댐 수위를 낮추는 방식으로 보존을 추진하려다 좌절했고, 국보 83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의 미국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전시를 위한 반출에 반대하다가 뜻을 접기도 했다.
한편, 변 청장의 경질과 관련, 민주당 배재정 대변인은 "수년에 걸친 숭례문 부실 복구의 책임을 8개월여 재직한 변 청장에게 물은 셈"이라고 꼬집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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