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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폭정도 영원할 순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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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폭정도 영원할 순 없어"

입력
2013.11.15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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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북한을 방문한 차히야 엘벡도르지(사진) 몽골 대통령이 평양 김일성종합대학 강연에서 자유와 인권의 가치를 역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설 대부분을 통제사회인 북한 체제를 건드리는 내용에 할애해 눈길을 끈다. 방북 중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의 정상회담 여부가 관심을 끌었으나 실현되지 않아 이 연설이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15일 몽골 대통령실이 최근 웹사이트에 공개한 연설 전문을 보면 엘벡도르지 대통령은 "자유는 모든 인간에게 주어진 자산"이라며 "모든 인간이 발전의 기회를 찾게 하고 인간 사회의 진보와 번영을 인도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인민은 자유로운 삶을 열망하며 이는 영원한 힘이다. 어떤 폭정도 영원히 지속할 수 없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엘벡도르지 대통령의 발언은 지난달 31일 김일성종합대학 교직원과 학생들을 상대로 한 강연에서 나왔다. 사회주의 국가였던 몽골이 인권과 자유, 법치를 지향하며 얼마나 '열린사회'로 바뀌었는지 설명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그는 "몽골은 (자유에 기반한) 기조로 1990년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정치ㆍ경제 개혁을 단행했다"고 소개했다. 또 ▦사형제도 폐지(2009) ▦비핵지대 선포(1992) ▦사법개혁을 통한 부정부패 일소 등의 사례를 언급하며 열린사회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엘베도르지 대통령의 연설 내용은 그의 이력을 감안하면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그는 68년 동안 이어진 몽골의 공산주의 시대를 끝내고 민주주의 길을 개척한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2009년 대통령에 취임한 이래 법률개혁과 시민의 정치참여를 적극 추진해 지난 6월 재선에도 성공했다. 미국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미국의소리 방송에 "엘벡도르지 대통령은 몽골의 자유와 민주주의의 상징적 인물이어서 이를 강조한 것이 새삼스럽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연 주제가 그 동안 국제사회가 북한 인권상황과 관련해 꾸준히 지적해 온 사안들이어서 다분히 통제된 북한의 현실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그는 연설 말미에 "김 위원장은 젊기 때문에 북한 국민의 행복과 번영을 이끌 것으로 믿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몽골 대통령실은 북한 당국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란 두 용어만 언급하지 말 것을 요청했고, 강연 뒤 질문 요청에도 아무런 질문이 없었다고 밝혔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엘벡도르지 대통령의 강연 소식을 전하면서 이런 내용은 일체 보도하지 않았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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