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가 다음달 15일 구제금융을 졸업한다고 14일(현지시간) 공식 발표했다. 같은 날 스페인의 구제금융 졸업시점도 다음해 1월로 확정되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구제금융을 받았던 두 나라의 경기회복이 본격 시작될 지 관심을 모은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엔다 케니 아일랜드 총리는 14일 긴급각료회의 후 "시장 정상화를 위한 오랜 준비로 아일랜드 경제는 아주 건강하다"며 구제금융 졸업사실을 알렸다. 아일랜드는 2008년 경제위기에 따른 부동산 거품붕괴와 은행부실로 2010년 11월 채권단인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에게서 850억유로(122조원)의 구제금융을 지원받았고, 이후 강도 높은 긴축과 대량 실업을 감내하는 고통의 시기를 보냈다.
스페인의 다음해 1월 구제금융 졸업은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1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가진 통화회의에서 결정됐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에 이어 유로존 경제규모 4위의 스페인은 지난해 7월 410억 유로(59조원) 규모의 구제금융안을 받아들였다.
두 나라는 자생적 경제회복을 자신하며, 구제금융 졸업으로 발생할 수 있는 금융시장 충격에 대비한 그 어떤 예방적 보호조치도 요청하지 않기로 했다. 아일랜드는 200억유로(28조원) 이상의 외화보유고를 바탕으로 구제금융 졸업 후 국채를 발행, 향후 국가 운영자금으로 조달해 2014년 경제성장률 4.5%를 달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스페인의 경제상황도 안정을 찾고 있다. 올리 렌 EU 경제통화담당 집행위원은 14일 통화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스페인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아가면서 은행 예금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아직 침체일로를 걷고 있는 글로벌 경제상황 등을 고려할 때 아일랜드와 스페인의 경기회복이 생각만큼 쉽지 않을 거란 전망도 나온다. 유로존의 성장 견인차인 독일의 성장이 점차 둔화조짐을 보이는데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유로존 주요국들의 경기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유로존의 3분기 성장률은 0.1%에 그쳤다"며 "아일랜드와 스페인의 부채비율은 GDP 대비 각각 124%, 94% 수준으로 여전히 높은 수치"라고 전했다. 무디스 투자자 서비스(MIS)는 14일 아일랜드의 구제금융 졸업 선언에도 불구하고, 투자 부적격(정크) 수준인 현재 국가신용도를 올릴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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