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물리학자들이 소변이 튀는 현상을 연구, 정확도(?)를 높이고 개인 위생에 도움을 줄만한 팁을 찾아냈다.
영국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브리검영대학 연구팀이 초고속 카메라를 이용해 물줄기가 변기 표면을 맞고 물방울이 튀는 실험장면을 촬영해 분석한 결과, 속도나 자세 등의 요인보다 '각도'가 더욱 중요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물줄기가 변기 표면에 직각을 이뤄 부딪칠 때 보다 예각으로 좁힐수록 물방울이 튀는 현상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달 말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열리는 미국 물리학회 유체역학분과 연례회의에서 이 같은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연구팀은 발표문 초록에 "소변 볼 때의 '튐 현상'때문에 듣게 되는 엄마의 꾸중이나 이를 문제 삼는 여성들로 인해 남성 소변줄기를 재현한 모의실험에 착수하게 됐다"며 이색 실험을 시작한 이유를 밝혔다. 연구를 이끈 태드 트러스컷 기계공학과 교수는 "사람들이 '정말 (소변 튐 현상을) 연구하냐?'고 묻는다"며 "애들 농담으로 들려도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물 19리터와 2가지 형태의 인공 요도로 연결된 호스를 이용해 실험세트를 제작했다. 물감을 탄 물을 소변볼 때의 평균적인 속도인 초당 21㎜로 다양한 변기에 대고 발사하고, 고속카메라로 물줄기가 변기에 부딪히는 순간을 포착했다.
연구팀은 '레일리 불안정성(Rayleigh instability)'의 원리에 주목했다. 이는 물줄기가 중력에 의해 떨어질 때 그 모양 그대로 내려오지 않고, 일정 높이에 도달하면 표면장력에 의해 구형의 물방울로 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허드 교수는 "몸 밖으로 배출된 소변은 15~18㎝ 정도 지나면 물줄기가 물방울로 흩어지고, 다시 이 방울들이 변기의 벽면이나 물에 부딪혀 몸이나 옷, 주변에 튀게 된다"며 "되도록 변기와 가깝게 하는 것이 튐 현상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튐 현상을 방지하는 데는 각도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변기 벽면에 직각으로 부딪거나 변기 내 물에 직접 조준해서 볼일을 볼 때 튐 현상이 많이 발생했다. 실험을 진행한 대학원생 허드씨는 "변기 벽면을 겨냥하되 45도 정도로 아래쪽을 향해 소변을 보면 소변 줄기가 변기 면을 따라 흘러 튐 현상이 훨씬 덜 발생할 뿐 아니라 몸 쪽으로 튀는 물방울도 변기에 의해 차단될 것"이라고 말했다.
네덜란드 수도 암스테르담 스키폴국제공항은 이런 원리를 이용해 남자공중화장실 변기 아래쪽에 파리스티커를 한 장씩 붙여놨다.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파리에 정조준(?)을 한 덕분에 변기 밖으로 새거나 비산(飛散)된 소변량이 80%가량 줄었다고 한다. 일본기업 세가는 변기 내에 표적을 붙여 한 가운데를 명중시키면 포인트를 얻는 '토이렛(Toylet)'이라는 게임을 개발해 도쿄 지하철역에 설치하기도 했다.
연구 도중 각종 아이디어 상품을 접했던 트러스컷 교수는 "아예 변기 내에 파리를 그린 회사가 많았는데 안타깝게도 잘못된 위치에 그린 제품도 꽤 있었다"며 "볼일 볼 때마다 변기에 알맞은 각도를 찾아 잘 조준하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장 단순한 게 효과적"이라며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변기 안에 휴지 조각을 떨어뜨리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 연구팀은 변기디자인 등을 더 연구할 계획이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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