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령 자유계약선수(FA) 이병규(39ㆍLG)가 불꽃 같은 시즌의 마지막 점을 찍었다.
이병규는 15일 잠실구장 구단 사무실에서 백순길 단장과 만나 계약금 1억5,000만원, 연봉 8억원 등 3년간 총액 25억5,000만원에 FA 계약을 마쳤다. 이로써 이병규는 지난 2006년 40세에 2년 14억원에 한화와 재계약했던 송진우(한화 코치)를 넘어 역대 최고령, 최고액 FA 계약 기록을 새로 썼다.
또 3년을 보장 받으면서 최소 우리 나이로 43세까지 그라운드에 서게 됐다. 42세의 나이로 올해 1군 무대를 잠깐 밟았던 팀 선배 최동수를 넘어 프로야구 최고령 타자 자리를 예약한 셈이다.
지난 1997년 단국대를 졸업하고 LG에 입단한 이병규는 '안타 제조기'로 시대를 풍미했다. 3년간의 일본 진출(2007~09년) 공백에도 올 시즌까지 통산 1,972안타로 2,000안타 달성 초읽기에 돌입했다. 무엇보다 우리 나이로 38세이던 2011년 타율 3할3푼8리, 39세이던 지난해에도 3할을 쳤고, 40세가 된 올해 3할4푼8리로 최고령 타격왕을 거머 쥐며 시계를 거꾸로 돌리고 있다.
이병규의 이번 계약은 올 시즌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이병규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져 있던 시즌 초반 주장으로 후배들을 끊임없이 격려했고, 복귀 후에는 그라운드 안팎에서 상승세를 주도하며 LG를 11년 만의 포스트시즌까지 올려 놓았다. 여기에 최고령 사이클링 히트와 10연타석 안타 등 신기록을 쏟아 냈다. 이번 FA 계약을 앞두고 그룹 고위층에서도 "이병규가 원하는 조건을 들어주라"는 특별 대우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병규는 계약 후 "LG를 떠난다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없다"면서 "가족 같은 LG에서 계속 야구할 수 있게 배려해 준 구단에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백 단장은 "어제 이병규가 조건을 제시해 하루 동안 검토한 뒤 오늘 만난 지 5분 만에 계약을 마쳤다"며 이병규에게 두둑한 신뢰를 보냈다.
이로써 이병규는 올해 FA를 신청한 16명의 선수 중 강민호(롯데)에 이어 두 번째로 계약을 마쳤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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