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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최철한 명인 결승 1·2국 '난형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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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최철한 명인 결승 1·2국 '난형난제'

입력
2013.11.15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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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쎈돌'과 '독사'의 맞대결은 국내 최고 싸움꾼들의 맞대결답게 처음부터 끝까지 치열한 난타전의 연속이었다. 11일과 12일 잇달아 치러진 제41기 하이원리조트배 명인전 결승 5번기 1ㆍ2국에서 이세돌과 최철한이 서로 1승씩 주고받아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철한이가 그동안 저한테 많이 졌으니 이번에는 열심히 칼을 갈고 나오지 않겠습니까."(이세돌) "반드시 복수해야 할 상대입니다. 그동안 진 빚을 이번에 꼭 되갚겠습니다."(최철한) 대국 전부터 서로 상대를 의식하는 까칠한 임전 소감을 밝히며 필승을 다짐했던 두 선수의 첫 명인전 타이틀매치는 역시 예상대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복잡한 전투가 끝없이 이어졌다.

결승 1국에서 이세돌이 먼저 웃었다. 흑을 잡은 이세돌은 초반 포석이 별로 좋지 않았으나 중반 전투에 들어가자마자 아무도 예상치 못한 멋진 수순으로 백 대마를 잡고 일찌감치 승세를 굳히는 듯 했다. 그러나 바둑이란 정말 묘한 것. 대마가 잡혔지만 대신 외곽을 싸발라서 막강한 두터움을 형성해 오히려 전체적인 형세는 최철한이 앞서 갔다. 세 불리를 의식한 이세돌이 다시 적진 깊숙이 쳐들어갔지만 살기가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었다. 하지만 시간에 쫓긴 최철한이 결정타를 날리지 못하고 잠시 멈칫하는 순간 번개 같이 안에서 두 집 내고 살아 버려 단숨에 승부를 결정지었다. 최철한으로서는 얼마 전 국수전 8강전에 이어 또 다시 이세돌에게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결승 2국에서는 최철한의 불같은 투혼이 빛났다. 최철한이 1국을 너무 아쉽게 역전 당해서 2국마저 힘없이 내줄지 모른다는 우려가 없지 않았지만 최철한은 역시 타고난 싸움꾼이었다.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기는커녕 오히려 상대의 도발에 더욱 강력하게 맞섰다. 하변에서 시작된 전투는 삽시간에 바둑판 전체로 번졌고, 돌과 돌이 서로 얽히고설켜 아슬아슬한 수상전이 벌어졌지만 끝내 최철한이 한 발 빨랐다. 최철한으로서는 최근 1년 동안 이세돌에게 당한 6연패의 사슬을 끊는 귀중한 승리였다. 최철한의 눈빛은 평소보다 훨씬 매서웠고, 땀에 흠뻑 젖은 머리칼이 마구 헝클어진 모습은 '목숨을 걸고 둔다'던 전성기 때의 조치훈을 연상케 했다.

이로써 마흔 한 번 째 명인 타이틀의 주인을 가리는 결승 5번기는 사실상 3번기로 줄어들었다. 승부의 분수령이 될 결승 3국은 26일 낮 1시부터 바둑TV대국실에서 열린다.

박영철 객원기자 ind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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