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이정석)는 15일 국세청 차장에서 국세청장으로 취임하기 직전인 2006년 7월 세무 현안을 잘 봐달라는 취지의 청탁과 함께 CJ그룹으로부터 3억여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지난 8월 구속 기소된 전군표(59) 전 국세청장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뇌물에 상당하는 액수인 3억1,860만원을 추징하고 압수한 시가 3,570만원 상당의 프랭크 뮬러 시계를 몰수했다.
재판부는 “세무행정의 최고 책임자가 직무 대상자로부터 부정한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데 대해 직책이 가지는 무게에 걸맞은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 전 청장이 앞서 인사 청탁과 함께 뇌물 7,800만원을 받은 혐의로 2008년 기소돼 실형이 확정된 점도 양형에 고려했다. 재판부는 이번에 기소된 뇌물수수 범행을 당시 함께 재판했다면 징역 7∼8년이 적정한 양형이라고 밝혔다. 전 전 청장은 당시 징역 3년 6월을 선고 받고 복역하다가 2010년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대학 동기인 신동기 CJ글로벌홀딩스 부사장에게 30만달러를 받아 전달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허병익(59) 전 국세청 차장에게는 징역 2년6월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허 전 차장에 대해 “범행 수익을 분배 받거나 부정한 업무 집행으로 나아가진 않았지만 뇌물 심부름을 자처하는 등 이번 사건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판단했다.
조원일기자 callm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