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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11월 15일] 위대한 지도자는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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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11월 15일] 위대한 지도자는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입력
2013.11.14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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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깊이 존경하는 두 원로와 흥미 있는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두 분과의 이야기를 통해 얻은 결론은 위대한 지도자가 위대한 것은 그들이 어떤 식이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준비했기 때문이라는 거였다. 제자리걸음을 한 지도자들은 금방 잊혀지게 된다.

지금 남북한 모두 이제 막 통치자 위치에 오른 새로운 두 지도자가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위대한 지도자가 될지 실패한 지도자가 될지는 두 사람이 얼마나 미래를 준비했는지에 따라 역사가 판단할 것이다.

주한 미국대사를 역임한 도널드 그레그 태평양세기연구소(Pacific Century Institute) 회장이 최근 한미동맹 60주년 기념식 참석차 서울을 방문했다. 그레그 회장은 자신이 한국 대통령 중 가장 위대하다고 믿는 박정희, 노태우, 김대중 세분 대통령을 직접 개인적으로 접할 수 있었던 것을 영광으로 여긴다고 했다. 그들은 각자 나름대로 한국의 미래를 준비했다. 박 대통령은 가난을 물리치고 경제기적의 시동을 걸었고, 노 대통령은 한국 정치가 독재주의에서 민주주의로 확고히 넘어가게 했으며 중국, 러시아와 외교를 열었다. 김 대통령은 독재정치가 남긴 상처를 아물게 하고 IMF 사태 이후 경제를 부활했으며 북한과 협력 가능한 방안들을 보여줬다. 그레그 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위대한 지도자로 기억될지 여부는 성공적인 '신뢰외교' 추진에 달려있다고 했다.

나는 각종 도전이 도사리고 있고, 남북분쟁이 한반도를 불리한 위치로 몰아넣을 수 있는 21세기에 한반도를 준비시킬 신성한 의무가 박근혜, 김정은 양 지도자에게 주어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북간에 신뢰를 빨리 쌓을수록 앞으로 올 세기를 위한 기본전략을 더 빨리 수립할 수 있을 것이다.

향후 중국의 부상, 기후변화, 경제의 국제화 및 디지털화, 생명공학의 발전 등 우리가 아직 예견할 수 없는 많은 새로운 트렌드들이 미래를 지배하게 될 것이다. 이 같은 추세에 적응하고 그 가운데서 번영하기 위한 해법은 유연성일 것이다. 많은 것들이 아직 미지수지만 한가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분열과 끊임없는 전략적 불확실성에 손이 묶여있는 이들에게 미래 역사는 호의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런 사람들은 20세기 한국 국민들이 그랬듯이 미래에도 패자가 될 것이다.

내가 이야기를 나눈 또 다른 사람은 독일 보수정당인 기민당 소속 정치가로 동서독간 문제에 깊이 관여했던 폴커 뤼에였다. 뤼에는 최근 평양을 방문했으며, 한국상황을 독일경험을 통해 연구해왔다. 그는 한반도에 진전이 있기 위한 가장 중요한 선행조건은 대북정책의 근본 취지에 대해 남한 정치권의 진보와 보수가 합의에 도달하는 것이라고 했다. 대북정책이 근본적으로 국민을 분열시키는 쟁점이 되고 선거가 끝날 때마다 정책이 뒤집힌다면 어떤 진정한 진전도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독일에서는 진보정당이 '동방정책'을 시작했지만 그들은 노력을 통해 보수정당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그리고 그 동방정책은 더 강해진 독일(서독)이 양보와 타협을 통해 안정된 화해과정을 추진할 수 있게 하는 공동정책이 됐다.

사민당 출신 총리로 동방정책을 설계한 빌리 브란트와 헬무트 슈미트는 정책 수행과정에서 반대정당을 참여시키기 위해 각별히 노력했다. 기민당으로 정권이 바뀐 뒤에도 헬무트 콜 총리는 동방정책을 지속시키는데 머물지 않고 오히려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미해 동서독간의 경제협력을 증진시켰고, 결국 순조로운 통일을 이룩한 영웅이 됐다. 그래서 통일 독일은 현재 유럽의 병든 국가가 아니라 21세기를 이끄는 선도국이 되어 있다.

최근 서울의 헤드라인 뉴스를 보면 21세기를 대비하기 위한 북한 포용 관련 근본정책에서 국민들이 얼마나 서로를 불신하고 합의가 안되는지 보인다. 박 대통령이 위대한 지도자로 기억되려면 북한에 대해서만 신뢰외교를 펼 것이 아니라 국내 진보세력들에 대한 신뢰외교도 추진해야 한다. 그래야만 한반도로 하여금 다가오는 도전의 세기를 맞을 준비를 시작하도록 할 수 있을 것이다.

스펜서 김 태평양세기연구소(PCI) 창설

미외교협회(CFR)회원ㆍCBOL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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