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게임은 영화, 음악, 만화와 같이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중에 하나로 생각합니다. 게임 개발자들도 매우 큰 자부심을 느끼며 일해요."
세계 최대 게임회사인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에서 선임 게임 디자이너로 활약 중인 한국계 데이비드 김(31ㆍ한국명 김태연)씨는 신작 게임 히어로즈를 들고 지스타2013에 참가했다. 그는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게임 개발자가 되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가 대학 졸업 후 캐나다 게임회사를 거쳐 마침내 블리자드에 입성했다. 그는 이 곳에서 '스타크래프트2',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등 유명 게임개발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김씨는 14일 본지 인터뷰에서 "해외에서는 게임이 하나의 문화로 진화하고 있다"며 "블리자드 게임행사인 블리즈컨, 만화인들의 축제인 코믹컨 등 대형 행사가 열리면 게임, 만화 등 엔터테인먼트를 좋아하는 수만 명의 사람들이 한데 모여 즐기고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등 문화행사로 즐긴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게임 개발자들의 자부심도 대단하다고 했다. 그는 "블리자드 게임 개발자들은 타사 게임들과 어떻게 경쟁해서 이길까 보다는, 어떻게 하면 내가 만드는 게임을 세계에서 최고로 재미있게 즐길 수 있게 할까를 생각합니다. 그래픽, 플레이, 캐릭터 어느 것 하나 빼놓는 것 없이 각자 어떻게 최고로 만들까 만을 고민하며 깊게 파고듭니다"고 말했다.
김씨 역시 어린 시절에는 게임마니아였다. 김씨는 "PC방도 많이 다니고, 신작 게임은 빼놓지 않고 했지만 부모님은 혼내시기 보단 스스로 깨닫고 배우도록 지원을 해주며 믿음을 줬다. 그 덕분에 나만의 특기와 소질이 뭔지를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인들이 게임개발에 있어서도 장점이 많다고 말했다. 김씨는 "한국 게임은 MMORPG(다중역할분담형 게임) 같은 특정 장르에서는 최고 수준의 성공작을 잇따라 내는 등 경쟁력이 높다"며 "외국 게임 개발자들이 오히려 자신에게 한국 게임을 소개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블리자드에도 한국인 개발자들이 많은데, 특히 아트나 프로그래밍에서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며 "게임 개발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집중해서 특기를 잘 살리면 좋은 게임 개발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강희경 기자 kst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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