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 금년도 마지막 회장단회의가 1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렸다. 사실상 송년회임에도, 재계총수는 허창수 전경련회장을 포함해 달랑 6명만 참가해 썰렁한 분위기로 일관됐다.
전경련 회장단은 총 21명(상근부회장 포함)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이건희 삼성 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 구본무 LG회장 등 '메이저 총수'들은 대통령 초청행사 같은 특별한 자리가 아니면 원래 나오질 않는다. 그래도 5위 이하 그룹을 중심으로 10여명의 총수들은 격월로 열리는 회장단 회의에 모습을 드러냈는데, 올해는 그 발길마저 끊어지는 양상이다.
우선 단골멤버였던 강덕수 STX그룹회장, 현재현 동양그룹회장 등은 사실상 그룹이 해체되면서 회장단에서 물러나기로 한 상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도 종종 참석했지만, 최근 그룹 재무구조문제가 불거진 터라 이날 불참하고 말았다. 또 예년 같으면 연말 행사인 만큼 전임 전경련회장인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정도는 모습을 드러냈겠지만, 그 역시 검찰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참석치 않았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대한상의 회장을 맡으면서 전경련에는 불참하고 있다.
결국 이날 마지막 회장단회의에는 허 회장을 비롯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김 윤 삼영 회장, 이준용 대림그룹 회장만 모습을 드러냈다. 허 회장을 빼면, 10대 이내 그룹 총수는 신동빈 회장 한 명뿐이었다.
사실 올해 들어서 회장단 회의에 10명 이상의 총수가 참석한 적은 한번도 없다. 한 재계 관계자는 "모여도 별로 할 얘기도 없어 대부분 주요 그룹들이 참석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위기감을 의식한 듯, 전경련 회장단은 이날 본격적인 '외연확대'에 나서기로 결의했다. 대기업, 제조업 중심에서 중견기업, 서비스업까지 범위를 넓히고 회장단 역시 기존 30대 그룹에서 50대 그룹까지 확대해 추가 영입키로 했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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