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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게임사 보이콧… 지스타, 외국업체 잔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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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게임사 보이콧… 지스타, 외국업체 잔치로

입력
2013.11.14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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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개막한 '지스타 2013'행사장.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이자, '게임강국 한국'이미지에 걸맞게 이미 국제게임 전시회로 발돋움했다. 민간주도로 전환된 지 올해로 2년째다. 지스타를 주관하는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K-IDEA, 옛 게임산업협회)는 이번 전시회에 32개국 512개 기업이 참여, 역대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하지만 시작부터 분위기는 가라 앉아 있었다. 오전 대기 관람객수도 예년의 절반 수준이었고, 둘러본 관람객들은 "실망스럽다. 겉보기엔 화려하지만 특색도 없고 볼거리도 약하다"는 반응 일색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지스타에는 국내 게임업체들이 대거 불참했다. 행사장은 기업간 거래공간인 B2B부스와 일반관람객 공간인 B2C부스로 나뉘는데 엔씨소프트, CJ E&M 넷마블, NHN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대형게임업체 대부분이 B2C 부스를 설치하지 않았다. 그 결과 전체 부스 규모는 2,261개로 작년에 비해 늘었지만, 게임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B2C관은 지난해보다 약 11% 줄었다.

특히 올해는 한국콘텐츠진흥원 공동관이나 부산게임기업 공동관 같은 공동부스에 작은 전시 공간을 마련한 모바일 업체가 많아 게임마니아들의 축제라기 보단 비즈니스 상담 전시회 같은 분위기였다. 심지어 일부 부스는 게임 관련 과정을 개설한 대학들이 채우기도 했다.

B2C쪽의 대형 단독부스는 거의 외국 게임사들 차지였다. B2C관에 참여한 해외 업체는 12개로 지난해(7개사)보다 크게 늘었다. 부스 규모로도 지난해 202개에서 246개로 증가했다.

최대 부스를 마련한 곳도 미국의 대형 게임사 블리자드였다. 블리자드는 '디아블로3'의 첫 확장팩 체험버전을 아시아 지역 최초로 공개했고, 신작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하스스톤'등을 공개해 이목을 끌었다. 이들 게임을 체험해보기 위한 관람객 100여명이 길게 줄을 늘어서기도 했다.

지스타가 '풀 죽은 축제' '외국사의 잔치'가 된 건 최근 일련의 게임규제 움직임 때문이다. 게임환경이 인터넷에서 모바일로 이동하고 있는데다, 게임중독법을 포함한 정부ㆍ정치권의 강력한 게임규제 움직임으로 국내 대형 게임사들이 "지스타에 가고 싶은 생각도 없고 보여줄 신작도 없다"며 사실상 보이코트한 것이다.

게임중독법 파장은 전시장 주변 곳곳에서 나타났다. 특히 이날 오후에는 벡스코 앞 광장에서 각양각색의 복장을 갖춘 관람객 수십 명이 게임중독법에 반대하는 플래시몹(의사표현을 위해 특정 시간, 특정 장소에서 모여 약속된 액션을 한 뒤 흩어지는 행위)을 벌이기도 했다.

주최측은 게임중독법 반대 서명운동도 벌였다. B2C관과 B2B관 두 곳에 마련된 서명장소에 오후에만 1,000여명 넘는 게임애호가들이 참여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스타는 가족 친구 연인 단위로 참여하는 축제였는데 올해는 아무래도 그런 분위기가 어려울 것 같다. 작년 관람객수를 넘어설 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부산=강희경기자 kst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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