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구청 소속으로 노숙자 출신들로 구성된 구로디딤돌 축구단이 꿈의 무대를 밟는다. K리그 오픈 경기에 초청 받아 갈고 닦은 실력을 선보이게 된 것이다.
구로구는 경남FC 프로축구단 초청으로 16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리는 경남FC와 강원FC 경기 전 오픈 경기에 구로디딤돌 축구단이 출전한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경기는 경남FC 안종복 대표가 노숙인으로 구성된 축구단이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친선경기를 제안하면서 성사됐다. 당초 올 시즌 K리그 개막 때 경기를 가질 예정이었지만 준비가 부족해 이날 경기로 진행하게 됐다.
상대팀은 올해 여자축구 경남대표로 선정된 함안 대산중학교로 오전 11시부터 전ㆍ후반 25분씩 친선경기를 펼칠 예정이다.
2011년 4월 창단된 구로디딤돌 축구단은 지자체 최초의 노숙인 축구팀으로 40~50대 23명이 활동하고 있다. 매주 토요일 오전 고척동 계남근린공원 인조잔디밭에서 전후반 경기 25분씩 치르고 근력운동을 한다.
감독으로 2년 째 축구단을 지도하는 신현성 구로구청 문화체육과 주무관은 "창단 초기 팀원들 의 기초체력이 너무 약해 근력운동 위주로 훈련을 했다"면서 "처음에 축구 골대에서 주무시는 분도 계셨는데 몇 주 지나면서 몸이 좋아지자 기술을 더 가르쳐달라는 분들이 하나 둘씩 늘었다"고 말했다.
구로디딤돌 축구단의 맏형인 주의식(60)회장은 "창단 초기에는 경기를 5분도 뛰기 힘들었지만 이제 전후반 25분도 거뜬히 뛴다"고 말했다.
축구단원들은 지난해 5월 서울시 노숙인 자활체육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할 만큼 건강해졌다. 건강을 되찾고 나서 취업에도 전원 성공했다. 이후 유명세를 타면서 최근에는 공공기관 직원들과 친선경기도 한 달에 한, 두 차례 갖는다.
주 회장은 "부담은 되지만 이길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아이들과의 경기인데 쉽지는 않겠지만 이겨야죠"라며 웃었다.
이성 구로구청장도 이날 경기에 참가해 시축하고 디딤돌 축구단을 응원할 예정이다.
이윤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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