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의 등기임원(이사·감사) 가운데 연봉이 5억원 이상인 600여명의 개인별 보수내용이 내년부터 전면 공개된다. 이에 따라 정몽구 현대차 회장과 구본무 LG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등 주요그룹 총수들의 연봉이 처음으로 공개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연간 보수가 5억원 이상인 등기임원의 보수를 공개하도록 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이달 29일 시행됨에 따라 '임원 개인별 보수 공개 세부 시행방안'을 마련했다고 14일 밝혔다.
현재는 임원에게 지급한 총액이나 주주총회에서 등기임원에 지급할 수 있도록 승인된 금액만 사업보고서에 기재하도록 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등기임원이 받은 급여 상여 퇴직금 퇴직위로금 등 세법상 인정되는 모든 보수와 아직 행사하지 않은 주식매수선택권 등도 공개해야 한다.
현직뿐 아니라 해당 사업연도에 퇴임한 등기임원도 공개 대상이다. 서태종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은 "퇴임 시 퇴직위로금 등으로 거액의 보수를 지급하는 방법으로 보수 공개를 회피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했다"고 말했다.
공개 대상 법인은 올 4월 1일 기준 총 2,050여곳(상장법인 1663개·기타법인 388개)이다. 금융위는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기재된 임원의 보수 총액을 기준으로 내년도 공개 대상이 되는 등기임원은 600여명, 법인은 약 200개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주요 그룹 총수 일가들의 연봉이 얼마일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삼성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현대차는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 LG는 구본무 회장과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롯데는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 등이 그룹의 계열사들에 등기임원으로 등재돼 있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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