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이나 휴대폰 등을 이용해 해외 프로축구 우승팀에 돈을 거는 이른바 '맞대기' 도박을 한 연예인들이 무더기로 검찰에 적발됐다. 어제 검찰 발표에 따르면 개그맨 이수근과 가수 탁재훈 토니안(안승호) 앤디(이선호), 방송인 붐 등 스타급 연예인 8명은 개인별로 2,600만 원에서 많게는 17억여 원의 판돈을 쏟아 부으며 불법도박을 상습적으로 해왔다. 특히 토니안과 앤디, 붐 등은 연예병사로 근무하던 시절 군에서 지급받은 휴대폰으로 도박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회적으로 공인(公人)과 같은 위치에 있는 연예인들이 거액을 걸고 상습적으로 불법도박을 해왔다니 매우 개탄스러운 일이다. 그것도 군 생활 중 수시로 불법도박에 빠져있었다는 사실은 일반인이라면 상상할 수도 없다. 이들을 좋아했던 청소년을 비롯한 대중에게 엄청난 배신감과 상실감을 주고 있다. 단순히 개인적 불법행위 문제로 넘겨버릴 수 없는 이유다.
이들이 빠져 든 맞대기 도박은 휴대폰 문자를 이용해 해외에서 열리는 프로축구 경기의 예상 승리팀에 돈을 베팅한 뒤 승패 결과에 따라 배당금과 베팅금을 가져가는 방식이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이 같은 국내 불법 스포츠도박 시장 규모는 연간 13조~39조원으로 추정된다. 베팅 상한액이 없는데다 익명성도 보장돼 시장 규모가 점점 커져가는 형국이라 하니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현재 불법 도박사이트는 대부분 해외 서버를 이용하면서 수시로 주소를 바꾸는 수법 등을 쓰고 있어 당국이 적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일반 대중이 불법 도박에 중독되는 악영향을 감안하면 반드시 근절시켜야 마땅하다. 사이트 적발에 행정력을 총동원하는 한편 도박장 개설자나 관련자들의 처벌 수위도 한층 높일 필요가 있다. 연예인이라고 해서 일반인에 비해 법적으로 더 가혹하게 처벌해야 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이들의 행동과 태도는 청소년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불법도박에 대한 경계심을 무디게 만들어 모방범죄 등 심각한 후유증을 낳기 때문이다. 강도 높은 조치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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