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주 공매도가 허용된 첫날인 14일 증권주들이 대폭 하락했다. 은행(-0.61%)이나 보험(0.68%)은 별 영향이 없었으나, 극심한 실적부진을 겪고 있는 증권주의 경우 투자자들이 공매도를 의식해 매도 주문이 쏟아진 것.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증권업종 지수는 2.81% 하락해 전 업종 중 하락폭이 가장 컸다. KDB대우증권(5.15%), 우리투자증권(4.29%), 한화투자증권(5.99%), 현대증권(5.06%) 등이 5%가량 하락했다. 삼성증권(2.51%), 대신증권(1.51%), HMC투자증권(1.29%), SK증권(3.23%) 등도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금융주 공매도 허용이 증권주의 하락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공매도는 주식이나 채권을 보유하지 않은 상황에서 당시 가격으로 매도주문을 낸 후 결제일 가격으로 주식을 사 되파는 투자기법으로, 매도주문일과 결제일 사이에 주가가 하락하면 그만큼 시세차익을 얻는다. 유승창 KB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은행이나 보험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비교적 건전한 편이지만 증권사들의 ROE는 1, 2%대에 불과하다"라며 "업황이 불안한 증권업종을 중심으로 주가하락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하지만 단기적 이벤트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프랑스 등 유럽에서 금융주 공매도 허용 이후 주가가 오히려 상승하기도 했다"며 "이는 유동성이 증가되고 거래량이 늘어나 중장기적으로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단기적으로는 주가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지만 하락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증권사별 기업가치 등에 따라 나눠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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