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직 중이던 군수 4명 모두가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자격을 상실한 전북 임실군의 내년 군수 선거가 후보들간의 비난 공방으로 벌써부터 이전투구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내년 임실군수 선거에 출마를 준비하는 김학관 전 임실군의회 의장과 김혁 전 청와대 행정관, 김진명 전 도의원 등 후보 10여명이 최근 임실군청 회의실에서 공동성명을 내고"이달 2, 3일 임실군민을 대상으로 차기 군수 후보로 누가 적합한지를 묻는 정체불명의 여론조사가 시행됐다"고 주장하며 선관위와 검찰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또"여론조사 때 갖춰야 할 조사주체와 조사기관을 밝히지 않았고, 조사기관의 전화번호 또한 결번으로 나오는 등 불 탈법적인 요소가 많다"고 지적했다.
임실군선거관리위원회 조사결과 2일 여론조사에서는 내년 지방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가 유력한 A씨를 누락한 채 조사했고, 3일에는 새누리당과 무소속 후보들을 대거 제외하고 여론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후보자 A씨는"민주당 고위당직자 동생이 특정인에게 유리하도록 여론조사를 날조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며"선거 때마다 혼탁한 선거로 이 지역이 얼룩졌는데 또다시 혼탁선거 시도를 후보는 군민의 이름으로 배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실군선관위 관계자는"전화번호가 없는 등 불법선거를 작심하고 여론조사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검찰과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불법여론 조사기관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성명서 발표에는 박영은 새누리당 도당부위원장, 심민 전 부군수, 이종태 전 부군수, 전상두 축협조합장, 한병락 전 뉴욕부총영사, 한인수 전 전북도의회 부의장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성명서 하단 '군수 출마 예정자 일동'이란 부분에 '김택성 도의원은 본인의 희망에 따라 명단에서 제외했다'는 내용을 첨부했다.
파문이 커지자 김 의원은 14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와 성명 내용을 한번도 상의하지 않았으면서도 내 이름을 도용한 것은 명예 훼손에 해당된다"며 다른 입지자들을 싸잡아 비난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주민 한모(76)씨는 "4명의 군수가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중도에 옷을 벗는 바람에 인근 도시에 나갈 때 차마 얼굴을 들 수가 없을 정도로 창피하다"며 "벌써부터 군수자리를 놓고 서로를 헐뜯고 깎아 내리는 후보자들을 보면서 정치에 환멸을 느낀다"고 말했다.
박경우기자 gw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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