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가 한국과 러시아 정상회담 합의문에 지역 현안사업이 다수 포함되면서 그 어느 때보다 기대감을 쏟아내고 있다.
14일 강원도에 따르면 한ㆍ러 양측은 한반도 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연결을 비롯해 ▦북극항로 운항에 대한 협력 ▦사증(비자) 면제협정 ▦광역두만강개발계획(GTI)을 통한 경제협력 활성화 등에 합의했다.
이 가운데 도가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러시아로 향하는 대륙철도 연결사업이다. 1987년 이후 경제성을 이유로 30년 가까이 답보상태에 있는 춘천~속초간 동서고속철도 사업에 탄력이 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륙철도 연결이 가시화하면 동서고속화철도는 수도권과 TKR을 잇는 최단거리 철도로, TKR·TSR연결 시 대륙으로 통하는 핵심 교통망이 된다. 강원 북부권이 동북아 물류ㆍ자원 수송의 전초기지가 돼 정부의 투자심사에서 비용대비 편익(B/C)이 크게 올라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더욱이 푸틴 대통령이 TKR과 TSR 연결사업을 언급하며 "이런 프로젝트가 막대한 경제적 이득을 안겨줄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해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사업 추진에는 '북한 리스크'가 최대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실제 대륙철도 사업은 참여정부 시절 처음으로 제안됐으나 북핵 리스크 등으로 인해 좀처럼 가속이 붙지 않고 있다.
한·러 무비자 협정도 북방항로의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는 호재다.
이번 비자면제 협정으로 내년 1월 1일부터 속초항과 러시아 자루비노, 블라디보스토크를 연결하는 북방항로를 이용하는 관광객들도 비자를 받을 필요가 없게 됐다. 체류기간은 60일까지다.
특히 백두산이나 중국을 다녀오기 위해 북방항로를 이용하면서 러시아를 단순히 통과해야만 했던 관광객들은 이번 협정 체결로 왕복 23만원 가량의 부담을 덜게 됐다. 이에 따라 4박5일 일정에 50만∼70만원 정도 했던 백두산관광 비용도 큰 폭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여기에 양국간 무비자 입국이 가능해지면, 내년 소치동계올림픽과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한 관광교류 활성화가 예상된다.
최문순 강원지사는 "합의문에 도내 현안이 다수 포함됐다"며 "다양한 외교경로 등을 통해 현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박은성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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