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없는 추락이다. 2011~12 시즌 챔피언 결정전에서 맞붙었던 동부와 KGC인삼공사가 올해 유독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선수 구성만 볼 때 당장 우승을 노릴 전력이지만 부상 선수 속출과 팀 컬러 실종으로 순위표 맨 밑바닥에 나란히 자리했다. 동병상련이다.
성적으로 모든 것을 말해야 하는 이충희(52) 동부 감독과 이상범(44) KGC인삼공사의 속은 타 들어가고 있다. 시즌 초 4승1패로 순항하던 동부는 9연패 수렁에 빠져 14일 현재 9위(4승10패)까지 떨어졌다. 전신인 TG삼보 시절인 2001년 12월 이후 12년 만에 당한 굴욕적인 9연패다. 2011~12시즌 우승, 지난 시즌 4강에 올랐던 KGC인삼공사는 3승11패로 최하위다.
두 팀의 가장 큰 추락 원인은 역시 부상이다. 동부는 팀의 대들보인 김주성(205㎝)이 무릎 통증으로 열흘간 쉬다가 복귀전을 치른 지난 9일 LG전에서 상대 선수의 발을 밟아 왼 발목이 돌아갔다. 당분간 결장이 불가피하다. 설상가상으로 1순위 외국인선수 허버트 힐(202㎝)까지 다치는 바람에 줄리안 센슬리(202㎝)로 교체했다. 당초 기량이 떨어진 키스 렌들맨(198㎝)을 바꾸려다 예상치 못한 부상이 나와 교체 카드를 돌려썼다. ‘동부산성’으로 불리는 트리플 포스트의 붕괴로 팀의 강점인 높이가 약점으로 변했다.
KGC인삼공사는 올 시즌이 너무 험난하기만 하다. 뚜껑을 열기 전부터 ‘빅 3’ 김태술-양희종-오세근이 모두 통증을 안고 뛴다. 양희종은 그나마 어느 정도 출전 시간을 소화하고 있지만 야전사령관 김태술은 무릎 부상을 좀처럼 털어내지 못해 2주 가량 재활 및 휴식이 필요하다. 발목 수술 후 몸 상태를 끌어 올리고 있는 오세근은 10일 동부전에서 몸 싸움을 벌이다가 왼 어깨를 다쳤다. 경기 감각 유지 차원에서 조심스럽게 내보내고 있는 상황에서 또 부상이 나와 시름만 깊어졌다.
이충희 감독과 이상범 감독은 점점 한숨이 늘어간다. 극심한 스트레스는 덤이다. 그러나 아직 2라운드 중반에 불과하다. 해왔던 경기보다 해야 할 경기가 훨씬 많기 때문에 하루 빨리 분위기 전환점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두 사령탑의 위기 돌파구는 과연 무엇일까.
김지섭기자
한국스포츠 김지섭기자 onio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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