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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11월 14일] 아시아문화의 허브 '국립 아시아문화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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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11월 14일] 아시아문화의 허브 '국립 아시아문화전당'

입력
2013.11.13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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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노믹스란 말이 있다. 문화(culture)와 경제(economic)의 합성어로 덴마크 피터 듀런스 교수가 처음 사용했다는데, 문화를 알아야 경제적 고부가가치를 창조할 수 있다는 의미다.

고용 없는 저성장 시대에 우리가 관심 가져야 할 새로운 성장동력은 바로 문화다. 그래서 21세기는 국가 경쟁력의 중요한 요소로 문화 경쟁력을 빼놓을 수 없다. 문화 경쟁력이 도시의 성장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영국의 테이트 모던 미술관이다. 템스강변에 20년간 폐쇄된 채 방치돼 있던 거대한 화력발전소를 미술관으로 리모델링하여 해마다 이 미술관을 찾는 사람이 500만 명이나 된다.

이로 인해 테이트 모던 미술관은 런던에서 가장 가난한 자치구중 하나였던 서터크 지구를 런던의 문화 중심지로 격상시키면서 '테이트 효과'라는 말까지 탄생시켰다.

이러한 문화융성의 사례로는 일본 오이타지방의 유후인(由布院)도 있다. 1976년 '영화관 없는 마을, 그러나 그곳에 영화가 있다'는 표어로 유후인 영화제를 열었고, 다음해엔 유후인 음악제를 개최해 주목을 받았다. '영화관 없는 마을에서의 영화제, 콘서트홀이 없는 마을에서의 콘서트'가 유명세를 타 지금은 한 해 관광객이 400만 명을 훌쩍 넘는다.

이처럼 창조산업의 핵심 분야인 문화산업은 인간이 만든 문화나 정보를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만든 체험산업이다. 따라서 가치를(value) 창조하는 창의적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창의력과 상상력을 바탕으로 테이트 모던 미술관과 유후인처럼 역발상이 필요하다. 20세기 문화경쟁력이 역사 유적지 등 자원중심이었다면 21세기의 문화경쟁력은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창의적 아이디어가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아시아문화중심도시의 첫걸음이라 할 수 있는 국립 아시아문화전당 건립은 큰 의미가 있다. 완공이 불과 1년여 남은 국립 아시아문화전당은 광주를 아시아의 문화중심도시로 조성하기 위해 2004년~2023년까지 약 5조3,000억원을 투입하는 대형 프로젝트의 첫 단추이기 때문이다. 이 대형 프로젝트가 모두 마무리되면 '문화도시'광주는 아시아문화의 허브로 탈바꿈하게 된다.

사실 '미술관 황금시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테이트 모던 효과의 자극으로 다른 나라와 지역에서도 많은 미술관 건설이 진행되고 있다. 이 중 아시아문화중심도시의 아이디어는 단순한 기념비적인 건축물 조성에 있는 것이 아니라, 문화적 동반성장에 있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사업이 필자를 매료시킨 이유도 이와 같은데, 그것은 바로 광주가 스스로를 아시아 문화의 '플랫폼'이라고 표방하며, 다양한 아시아 국가들과의 문화적 동반성장을 꿈꾸었기 때문이다.

특히 광주는 대표적 전략의 하나로 문화 ODA(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공적개발원조)를 주창하였다. 옥시덴탈리즘(Occidentalism)적인 아시아문화의 우월함 과시가 아닌 각양각색의 아시아 문화 콘텐츠가 모이고 활발하게 소통하는 속에서 아시아문화의 가치를 회복하고, 지속가능한 문화발전을 실현하고자 함에 있는 것이다.

아시아문화전당은 문화 ODA 중에서도 인적교류에서 중심적인 플랫폼으로 이를 활용하고자 한다. 훌륭한 문화적 원형을 가진 아시아 각국의 문화계 인사를 전당으로 초청하여 문화콘텐츠를 형성하고, 수집된 각종 문화자원은 오픈 소스로 개방되어 새로운 장르의 창·제작 작품을 탄생시킨다.

하지만 일반적인 ODA 대상이었던 도로, 수도, 건물 등의 인프라 시설과는 달리, 문화분야의 개발원조는 서로 다른 문화사이의 진정한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새로운 관계를 모색하여야 가능할 것이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위원회 위원으로, 문화예술인의 한 사람으로 아시아문화전당이 각국의 문화교류와 향유, 확산의 통로이자 허브로서 아시아 문화의 세계화를 이끄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

하야시다 히데키(林田英樹)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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